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동치미 / 성담 임상호 동치미 / 성담 임상호 살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는 여름에 먹어도 좋지만 또 겨울인들 그 맛 변하겠느냐. 어릴 적 그 친구들 역시 그때도 좋았고 또한 지금도 그립구나. 그때 그 시절도 동치미처럼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하며 입맛에 맞춰 지냈으면 좋겠네. 더보기 고향과 엄마 / 성담 임상호 고향과 엄마 / 성담 임상호 나잇살 먹어갈수록 그리움 못 참아 주책처럼 질질 짜기도 한다네. 꿈속에서도 안달 난 것 같이 짬만 나면 가고 싶은 고향땅과 그 고향 같은 엄마의 품. 고향이야 뚜벅뚜벅 큰 걸음으로 몇 발자국 안 되지만 엄마 품은 아장아장 한참을 걸어야 한다네. 더보기 이유 / 성담 임상호 이유 / 성담 임상호 밤새 숨어있던 태양이 아침이 밝자마자 떠오르는 것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함이다. 바다가 하얀 포말 앞세워 저리 급히 달려오는 까닭은 누군가를 반기기 위함이다. 바람이 순식간에 다가와 개 꼬리 흔들듯 반기는 이유는 누군가 온다는 것을 미리 알았기 때문이다. 못내 그리워 밤을 지새우며 손꼽아 기다리는 단 하나의 이유는 희열과 벅찬 감동이라는 단어의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보기 유랑 / 성담 임상호 유랑 / 성담 임상호 하늘이 푸르고 바람 불어오면 그 바람 따라 오던 길 가자하네. 사철 푸른 나무며 옥색 바다가 유독 그리운 날엔 남들처럼 손 부여잡고 길 떠나자 하네. 구름이 흘러가고 시냇물 졸졸 쉼 없이 흐르듯 세월마저 더 흐르기 전 우리도 청춘의 시절 연인들처럼 달콤한 땅으로 가자하네. 이젠 볼 것 없어 눈감고 솔깃한 이야기 없어 귀를 막고 사랑 떠나 그리움마저 없을지라도 바람이 일러준 그곳으로 무작정 떠나보자 하네. 더보기 그 여인 / 성담 임상호 그 여인 / 성담 임상호 마음속 불화를 토해내려 이것저것 다 들춰내어 한바탕 퍼붓는다. 불길처럼 솟아오른 화를 삭이느라 마셨던 한 모금의 물이 그 커다란 눈에 눈물 되어 폭포수처럼 흐른다. 끙끙 앓으며 화를 꾹꾹 참아내던 여인의 정수리에 영문도 모르는 채 속절없이 하얀 눈이 내리는 밤. 더보기 가는 세월 / 성담 임상호 가는 세월 / 성담 임상호 가라 가라 해도 꿈쩍하지 않았던 세월이 가지 마라 가지 마라 하여도 어느새 계절이 바뀝니다. 봄 여름 가을 속절없이 모두 물러앉고 뺨을 얼릴듯한 겨울의 바람이 얼얼하게 스치고 갑니다. 먼 산을 하얗게 칠하더니 앙상한 고욤나무 열매에도 함박눈이 몇 알갱이씩 골고루 뿌려주고 떠납니다. 오늘따라 지저귀던 작은 새마저 침묵하는데 숲은 고요 속에 봄을 준비하고 다시 내년을 기다리겠지요. 더보기 그 노래 / 성담 임상호 그 노래 / 성담 임상호 붉은 노을이 피어나는 지금 너와 나는 각각 다른 곳에서 지난날의 추억에 젖어 이 노래를 듣겠지. 어쩌면 우리가 즐겨 듣던 그 노래의 한 소절이 흐르는 신나는 리듬에 맞추어 광란의 춤을 출 테지. 같은 순간 하필 나는 한 소절이 흐르는 애절한 가사에 못내 흐느끼며 펑펑 울음을 터트리겠지. 더보기 절임 / 성담 임상호 절임 / 성담 임상호 어둠 그리고 여명 그 이후 청정 바닷물에 씻긴 말간 햇살에 육 척의 몸 절이고 절였다. 나쁜 구석일랑 아예 스며들지 못하도록 방수, 방음하는 것도 잊지 않았지. 헛된 망상품은 마음도 욕정의 상상도 잘게 토막 내어 하루 이틀 백일이 지났네. 악다구니 세상 속 발 딛다 보면 또다시 그 나물에 그 밥처럼 섞일까 두렵다네. 더보기 이전 1 ··· 93 94 95 96 97 98 99 ··· 1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