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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낯선 곳에서 / 성담 임상호 낯선 곳에서 / 성담 임상호 신물 나는 터전을 뒤로하고 미지의 땅에서 맞이하는 새 아침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신선한 공기는 물론이고 이슬에 사뿐히 내려앉은 햇살마저도 순수하다. 비록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하여도 빗장을 열어젖힌 마음엔 친근함으로 다가선다. 더보기
공개와 비공개 / 성담 임상호 공개와 비공개 / 성담 임상호 뭔가 좋은 것은 꼭꼭 숨겨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화투패도 혹시 누가 볼까 손을 오므려 슬쩍슬쩍 혼자만 본다. 공개 못할 애인은 가슴속에 묻어두고 슬금슬금 화투패 보듯 은밀하게 본다. 그러나 좋은 것은 자랑하고 싶고 떳떳하지 못한 것은 감춰두고 싶은 모양이다. 더보기
햇살 한 줌 / 성담 임상호 햇살 한 줌 / 성담 임상호 밤새 망망대해를 건너온 태양이 뜨락 가득한 꽃밭에 말간 햇살 한 줌씩 나눠주고 중천으로 향한다. 꽃봉오리 열어젖혀 고운 향 앞세워 붉은 꽃 노란 꽃 각양각색의 꽃들이 저마다 곱게 피어난다. 잠에서 깨어난 아가의 천진난만한 미소도 꽃처럼 피어나고 세상은 온통 아름다움으로 채색된다. 더보기
삶 / 성담 임상호 삶 / 성담 임상호 발아래 펼쳐진 오밀조밀한 삶의 터전엔 낯은 설어도 제각기 정해진 길을 걷고 있겠지. 사는 게 별반 달라보았자 거기서 거 긴 거지 무어라 특별함이 있으랴. 삼시세끼 창자 채우고 가끔은 하늘 올려다보며 웃거나 질질 짜며 사는 거지. 그저 잘 만든 영화 한 편 보고 자신이 주인공이나 된 양 으스대며 걷는 거야. 더보기
계절의 길목 / 성담 임상호 계절의 길목 / 성담 임상호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노란 잎새들의 비명소리는 멀리서도 들린다. 바뀌는 계절의 절규도 이제는 그다지 가슴으로조차 느끼지 못할 황혼의 시절이다. 덤덤히 그러나 마음속으로 떠나며 맞이하는 길목에 우두커니 서서 오늘도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할 뿐이다. 더보기
마음속 고향 / 성담 임상호 마음속 고향 / 성담 임상호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스치고 지나칠 때는 너라는 존재를 잊었었지. 그러나 어느 날 다시 찾은 대합실의 빈 의자처럼 너는 아무나 앉아도 거부하거나 밀어내지도 않았지. 어쩌면 고향이 그리운 마음을 미리 헤아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편히 대해 주었지. 고마운 그 마음 알면서 말 못 해도 너는 어쩌다 멈추는 간이역처럼 늘 한결같았지. 더보기
깊고 너른 / 성담 임상호 깊고 너른 / 성담 임상호 지금의 나는 메마름과 황폐함뿐인 언저리에서 종일토록 맴맴맴 맴을 돌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내게도 청보리밭처럼 알싸함과 풋풋함으로 꾸며진 젊음의 세계도 있었다. 원천의 세계로 점점 좁혀가면 한 마리 피라미 같은 모습으로 더 깊고 보다 더 너른 강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던 꿈 많은 유년 시절도 있었다. 지금의 나는 모두를 훑고 지나가 기우는 황혼을 겨우 예찬하며 애써 스스로를 자위하는 늙은 몸을 겨우 지탱하지만... 더보기
상상사랑 / 성담 임상호 상상사랑 / 성담 임상호 바라만 보아도 가슴속엔 잠재되어 있는 분홍빛 사랑이 본능적으로 꿈틀거린다. 마주하면 늘 고운 미소로 혹한의 매서운 겨울에도 애간장을 녹인다. 영혼을 담보로 사랑을 무한대로 빌려 삶을 다할 그날까지 사랑할 수 있다면... 상상사랑! 짝사랑은 구걸이 없어 더없이 좋기만 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