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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가는 세월 / 성담 임상호

 

 

 

 

가는 세월 / 성담 임상호

 

가라 가라 해도

꿈쩍하지 않았던 세월이

가지 마라 가지 마라 하여도

어느새 계절이 바뀝니다.

 

봄 여름 가을

속절없이 모두 물러앉고

뺨을 얼릴듯한 겨울의 바람이

얼얼하게 스치고 갑니다.

 

먼 산을 하얗게 칠하더니

앙상한 고욤나무 열매에도

함박눈이 몇 알갱이씩 골고루

뿌려주고 떠납니다.

 

오늘따라 지저귀던

작은 새마저 침묵하는데

숲은 고요 속에 봄을 준비하고

다시 내년을 기다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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