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바람 같은 사내 / 성담 임상호 바람 같은 사내 / 성담 임상호 잔잔하던 호수에 물비늘 만들어 놓고 시치미 떼고 가는 바람. 청솔가지 흔들어 알싸한 향 번지게 하고 한마디 말없이 떠나는 바람. 뭇 여인들 가슴 두드려 설렘만 머물게 하고 뒤돌아 보지 않고 떠난 바람 같은 사람아. 더보기 추억 속의 기억 / 성담 임상호 추억 속의 기억 / 성담 임상호 무작정 어디론가 발길 옮기자며 열차에 몸을 싣고 떠난 따스하던 겨울 여행. 이곳저곳 헤매다 밤이슬 촉촉이 내린 도심의 골목에 이르러 술잔을 기울였지. 왠지 모를 설렘에 뜬눈으로 숨죽인 밤이 지나고 하룻밤 여명의 시간 뒤로한 채 기억으로 잠재운 추억. 다시금 기억 떠올려 추억 속의 거리를 누벼보지만 홀로 거니는 그 거리는 아쉬움만 남네. 더보기 겨울처럼 / 성담 임상호 겨울처럼 / 성담 임상호 세 번의 폐암 선고 후 마치 낙엽 떨어진 부끄러운 벌거벗은 나무처럼 무성하던 머리카락이 존재도 없이 뽑힌 날. 수척해진 몰골이 불쌍하다는 듯 물끄러미 쳐다보던 사람들이 죽음을 예고하던 날. 그러나 죽은 듯 고요하기만 하던 얼음짱 그 밑에선 누구도 점칠 수 없던 고귀한 생명이 움트고 있었다. 이제 다시는 그 아픔 딛고 주먹으로 눈물 훔치던 아픔의 기억은 다시없으리라. 두 번 다시 영영... 더보기 그림자 / 성담 임상호 그림자 / 성담 임상호 늘 곁에 있어도 없는 듯 보이지 않아도 있는 것처럼 네 곁에 머문다. 검푸른 파도가 밀려와도 높은 산을 홀로 오를 때에도 너의 손 맞잡아 주련다. 한없는 외로움에 눈물 흘릴 때나 뛸 듯이 기쁜 순간순간마다 그림자처럼 머무련다. 더보기 여닫이 / 성담 임상호 여닫이 / 성담 임상호 골 아픈 세상 눈 감고, 귀 닫고 열린 입마저 닫고 살라한다. 이 세상 빗장 걸고 답답하게 사느니 열린 마음으로 백 년을 하루같이 살련다. 아름다운 세상 어여쁜 여인 보고 싶어 눈뜨고 귀 열어 듣고, 입 열어 사랑고백하련다. 더보기 동침 / 성담 임상호 동침 / 성담 임상호 희미한 조명아래 넥타이와 블레지어가 백화점 상품처럼 진열대 위에 나란히 놓여있다. 태초의 그 모습 그대로 벌거벗고 급히 뛰던 심장소리마저 멎은 채 나란히 잠들었다. 반백년 금혼식을 행복으로 채웠던 이 시대 최고를 누리던 부부 함께 세상 등지고 잠들다. 더보기 거울 속 풍경 / 성담 임상호 거울 속 풍경 / 성담 임상호 거울로 보는 세상은 계절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에 따라서 내면의 속을 알지 못해도 그리 궁금하지 않다. 그러나 막상 거울 앞에 얼굴을 더 디밀어보면 주름진 세월 속 잊힌 생각마저 또렷이 기억에 남는다. 흐르는 세월 어찌할 수 없어 늙어가지만 내면의 마음은 겉보기와는 달라 아직은 피 끓는 청춘이다. 파수꾼 / 성담 임상호 그 모진 겨울의 삭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네 역할을 하누나. 머잖아 봄이 오는 그날까지 견디다 보면 너와 맞교대할 새 잎새가 반길 테지. 마지막 잎새 하나 나목을 지켜주듯 이 늙은 육신 오롯이 바쳐 지켜줄 이 어디 있나. 더보기 그 사연 / 성담 임상호 그 사연 / 성담 임상호 수없는 만남의 반복 속에 늘 가슴 쫄깃하게 만들던 그 말이 진정 거짓 없는 당신의 마음속에 담겨있던 것인지요. 어느 날 갑자기 돌아서서 영영 안녕을 고하는 순간까지도 나만을 사랑했었다는 달콤한 그 말을 다시금 하고 싶으신가요. 지울 수 없던 소중한 사연들이 가는 세월 속 하나둘 파묻혀 우리의 뇌리에서 사라진다 하여도 맹세코 잊지는 않으시려는지... 더보기 이전 1 ··· 88 89 90 91 92 93 94 ··· 1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