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 목소리 / 성담 임상호 엄마 목소리 / 성담 임상호 꼬맹이 시절엔 잠시만 안 보여도 얘야, 어디 있느냐 하며 애가 타도록 여기저기 찾아 헤매셨지. 젊음의 시절엔 삐뚤게 나갔어도 그래도 내 새끼라며 속이 상하셨지만 늘 감싸 안아주셨지. 어느 날 갑자기 엄마는 온다 간다 기별 없이 홀연히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나는 왜 엄마처럼 목이 터져라 찾지 않고 빈 하늘만 바라보았을까. 더보기 잃어버린 조각 / 성담 임상호 잃어버린 조각 / 성담 임상호 밤이 점차 깊어갈수록 삼류극장의 영화처럼 당신의 얼굴 보이다 끊기고 신음하다시피 하릴없이 밤을 보낸다. 지친 세월이 가끔 안부를 물어오면 왜 그런지 낯선 대답만을 억지춘향으로 내뱉는다. 세월이 막아놓은 시간의 벽이 생각할수록 높아만가고 공백의 시간은 그간의 시절을 매몰차게 갈라놓는다. 다시금 벌어진 간격을 좁히고자 빛바랜 조각의 추억 토막을 퍼즐 맞추듯 모아 보지만 잃어버린 그날의 조각은 영영 찾지 못한다. 가물거리는 옛 추억 어린 길을 더듬거리며 찾아보아도 기억은 매정하게 잊혔다고 되뇐다. 더보기 세월 / 성담 임상호 세월 / 성담 임상호 세상 물정도 모르던 어린 시절엔 하루하루가 더디기만 하였지. 너나 나나 늙어보니 흐르는 시간에 속절없이 한탄의 소리만 귓전을 울리는구나. 찰나 같은 시간에 주름만 깊게 만들어놓고 줄행랑치는 세월이란 놈아 이제 게 섰거라. 더보기 시린 가슴 / 성담 임상호 시린 가슴 / 성담 임상호 바람 불어 낙엽 떨군 가녀린 가지 위 잎새대신 함박눈 내려 고이 덮어준다. 떨어진 낙엽 위에 새로운 잎새 마치 보호본능처럼 포근히 덮는다. 너의 애처롭고 쓸쓸한 빈자리에 나는 어이해 저들처럼 덮어주지 못했는가. 홀로 시린 가슴 녹여줄 봄 같은 마음이 언제쯤이나 네게 다가설는지... 더보기 신기루 / 성담 임상호 신기루 / 성담 임상호 가물거리는 새벽안개에 가려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미로 같았어. 희뿌연 안갯속에는 얼핏 그녀를 빼닮은 듯한 모습이 보였지. 안개가 걷히면 와락 껴안고 싶었지만 햇살 사라진 안갯속엔 아무도 있지 않았어. 더보기 숙명 / 성담 임상호 숙명 / 성담 임상호 남녀노소 굳이 가리지 않더라도 우리가 사는 이 너른 세상에는 나름대로 그 가치가 존재한다. 삶의 세계에는 태양만 우월하지도 않으며 생김생김의 외모만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서로의 진실됨을 알아볼 수 있는 감정 하나만으로도 좋아하게 될 요소가 충분한 것이다. 어차피 우리 생애의 반쯤은 늘 모자란 것만 같아 서로를 채워줄 숙명이라는 존재가 우리 곁에 머물기 때문이다. 더보기 다음 생애 / 성담 임상호 다음 생애 / 성담 임상호 그대에게 용기를 내어 한발 또 한발 내딛는 발길이 왜 이다지도 힘이 드는가. 오아시스도 없는 모래뿐인 광활한 사막을 낙타마저 없이 걷는 힘없는 발길이다. 이번 생애 더 가까이 다가서려 해도 더디게 가지만 다음 생애는 네게 먼저 닿으리라. 더보기 늙은 청춘 / 성담 임상호 늙은 청춘 / 성담 임상호 이제는 아무리 거꾸로 가려해도 어쩔 수 없이 깊은 주름에 한이 서린다네. 있는 힘 없는 힘 모두 들춰내봐도 어찌 패기와 발랄함의 청춘에 비하랴. 거울에 비친 늙은 사내를 애써 젊디 젊은 청춘이라며 못내 용기를 불태우는 오늘이다. 더보기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1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