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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공존 / 성담 임상호 공존 / 성담 임상호 세상을 살다 보면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두루두루 얽혀 어울리며 산다. 개중에는 마음에 드는 사람도 있고 꼴도 보기 싫은 사람도 공존하기 마련이다. 사실은 미운 사람, 좋은 사람도 결국 내 입맛이 정한 대로 모두 맞추며 살아간다. 더보기
보금자리 / 성담 임상호 보금자리 / 성담 임상호 밤이면 창공의 별들이 금세라도 쏟아지고 아무도 찾지 못할 숨겨진 외딴곳에 우리만의 아늑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어요. 밀려오는 파도소리는 마치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바닷가 언덕 위에 고운 향기 넘나들도록 창문이 많은 아담한 집을 짓고 싶어요. 팔베개에 머리를 묻고 달빛 내리는 고요의 밤에 두런두런 꽃이 피고 질 때까지 두 손 꼭 잡은 채 사랑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더보기
신장개업 / 성담 임상호 신장개업 / 성담 임상호 바다가 보이는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허름한 선술집. 등불이 꺼진 술집 벽면에는 요염한 여인이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술을 권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가끔 단골손님이 되어버린 바람이 기웃거리다 안주도 없이 쓰디쓴 소주를 들이키고 갈 뿐이다. 언젠가 예전처럼 또다시 도시에서 버림받은 여인이 거미줄 걷고 뭇 사내들을 홀릴 신장개업 준비를 하겠지. 더보기
겁나는 일 / 성담 임상호 겁나는 일 / 성담 임상호 만약 어느 날 문득 어여쁜 여인이 고백하듯 사랑한다라면. 하필 그 여인이 평소에 한없이 그리워하고 그토록 짝사항 하던 여인이라면. 가슴은 부풀어 올라 터질 것 같고 심장은 두근두근 북소리 같겠지.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밤을 지새우고 또 내일이 와도 진정할 수 없을 것 같아... 더보기
남녀별곡 / 성담 임상호 남녀별곡 / 성담 임상호 사랑의 존귀함이나 감정마저 메마른 세대에 억지로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이 종일토록 머문다. 만남과 이별이 세끼 밥 먹듯 무수히 일어나는 요즘세대의 사랑은 무슨 셈법으로 이해해야 할까. 철면피처럼 헤어지고서도 탐한다고 내미는 입술이 무슨 의미이며 뭐 말라죽은 사랑의 찌꺼기 인지. 흔하디 흔한 그 사랑이 영원히 채울 수 없는 목마른 갈증으로 추구하는 요즘의 사랑법일까. 현시대의 이방인처럼 이제는 잡탕의 사랑이야기에 더 이상 발 담그고 귀 열어놓고 두 번 다시 살지 않으련다. 더보기
연모 / 성담 임상호 연모 / 성담 임상호 햇볕에 반짝이는 모래밭에 앉아 바다 저편을 바라보다 파도에 은근히 적셔지는 모래알들을 본다. 사랑하기보다는 좋아한다고 그렇게 우겨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듯 나는 그녀를 연모한다. 언젠가 이 서글픔의 짝사랑이 모래에 파도가 밀려가듯 그렇게 마음 한구석이 그에게 전해진다면... 더보기
사이 / 성담 임상호 사이 / 성담 임상호 말없이 낌새도 못 차리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멋대로 바뀌는 줄 몰랐다. 잠시 눈감고 오수를 즐기는 사이 어느새 억센 주름 하나 깊이 새겨졌나 보다. 엊그제까지 지팡이에 의지했을망정 멀쩡히 쏘다니던 김영감님이 날개 달고 하늘로 가셨단다. 세상은 나도 모르게 그 어디선가 잠시잠깐의 순간 흉계를 꾸미기도 하고 희망을 심어놓기도 하지. 더보기
이별 / 성담 임상호 이별 / 성담 임상호 사랑하다 헤어지는 것이야 가슴 아린 슬픔을 동반하고 어떤 때는 고귀한 삶마저 팽개치고 싶겠지. 그러나 이별은 다시금 만남을 잉태하고 그 옛날 슬픔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게 마련이야. 아름드리나무에 수천수만의 잎새들도 일 년의 되새김처럼 흩어져 날리고 새봄을 기대하는 것과 같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