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밤의 블루스 / 성담 임상호 한밤의 블루스 / 성담 임상호 쇠퇴한 태양의 한줄기 오후의 햇살마저도 피하고 싶어 음지의 담벼락 곁을 바짝 붙어 길을 거닌다. 왠지 낯설지 않은 골목은 그 언제인가 한잔 술에 비틀거리며 허우적대던 기억을 소환하던 그날의 밤거리와 닮았다. 부르고 또 불러도 들리지 않을 이름 수없이 반복하며 짐승처럼 울부짖듯 차가운 눈물 흘리던 그 밤을 어이 잊을 수 있나. 이제는 사라져 버린 옛 추억의 조각들이 발길에 차여 이리저리 어둠 속으로 흩어져 흔적조차 없어진 그날의 밤. 더보기 길 / 성담 임상호 길 / 성담 임상호 어둠이 점점 짙어지는 밤길 달빛 한줄기에 의지한 채 길을 걷는다. 야밤에 피어난 샛노란 달맞이꽃이 어둠 속에서 미소를 띠며 반겨주는 것만 같아 외로움을 잊는다. 한발 두발 내딛는 길이 정녕 생애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발을 뗄 때마다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오늘 걷는 이 길이 반백년 지나 백 년 향한 희망만 존재한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 하겠네. 더보기 그해 오월 / 성담 임상호 그해 오월 / 성담 임상호 우연을 가장한 핑계 같은 만남의 지속으로 어쩌면 백 년의 숨결 같이하자 유혹의 눈길을 던졌지. 봄날의 훈풍처럼 그녀의 뺨을 스치고 온 바람이 살며시 다가와 귀엣말을 전하고 간다. 때 묻지 않은 청초한 여인의 알싸한 향이 마음 깊은 곳에 맞닿으면 가슴은 방망이질을 해댔지. 백 년의 삶 돌이켜 생각하면 그 오월이 내게만 다가선 것 같아 다시 되뇌어도 좋기만 하네. 우연을 가장한 핑계 같은 만남의 지속으로 어쩌면 백 년의 숨결 같이하자 유혹의 눈길을 던졌지. 봄날의 훈풍처럼 그녀의 뺨을 스치고 온 바람이 살며시 다가와 귀엣말을 전하고 간다. 때 묻지 않은 청초한 여인의 알싸한 향이 마음 깊은 곳에 맞닿으면 가슴은 방망이질을 해댔지. 백 년의 삶 돌이켜 생각하면 그 오월이 내게만 다가.. 더보기 정중동(靜中動) / 성담 임상호 정중동(靜中動) / 성담 임상호 바람 불어 깊은 산속의 풍경 뎅그렁 울리면 가지 위 졸던 새는 화들짝 놀라 허공으로 솟아오른다. 찬연한 별들의 무리가 삼삼오오 옹기종기 물놀이하던 시냇물의 졸졸거림도 고요해진다. 세상만사 잠든 적막의 밤 들녘 야생화는 선잠 물린 채 가녀린 봉오리 열어 한 송이 꽃 피우느라 여념 없다. 분주한 하루는 야심한 밤 곤하게 잠든 아가의 새근거림처럼 그칠 줄 모른다. 더보기 인생의 길 / 성담 임상호 인생의 길 / 성담 임상호 파도가 넘실대는 초저녁의 바닷가를 거닐며 인생 회한의 조각 꿰맞추듯 잊힌 기억을 들춰낸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마구 쏟아버린 퍼즐 같은 이야기를 하나둘 맞춰보지만 쉼 없이 돌고 도는 주마등처럼 어느 것 한 가지 매끄럽게 이어지질 못한다. 갈피 잡지 못한 마음은 그저 한발 두발 내딛는 발길에 우연히 차인 조가비 하나 허리 굽혀 주어들고 긴 상념에 빠져든다. 해는 이미 수평선 너머로 노을만 남기고 숨었는데 해풍에 젖은 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깊은 밤마저 여명에 쫓기듯 사라지고 장엄히 솟아오르는 태양이 외로움을 부둥켜안아 반겨줄 뿐이다. 바닷바람에 절여진 몸과 맘을 중천에 떠오른 태양에 맡기듯 모래밭에 길게 몸을 누인다. 하루해 저물고 새로운 하루가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듯.. 더보기 열병 / 성담 임상호 열병 / 성담 임상호 머리에 두건 쓰듯 띠를 겹겹이 동여매도 삼복의 뒤끓는 더위보다 더 뜨거워 참지 못할 열병에 시달린다. 직립으로 쏟아붓듯 작렬하는 태양빛을 온몸으로 감당하기에는 인내 부족이다. 그대여 당신의 그리움으로 인한 이 열병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슴에 감싸 안아주오. 태양의 뜨거움보다 더한 델듯한 당신의 뜨거운 사랑은 열병에서 구해줄 나에게는 단 하나의 만병통치약. 더보기 외로움 / 성담 임상호 외로움 / 성담 임상호 문득 하루하루가 지속될수록 알지 못할 외로움과 우울함이 포개져온다면. 외로움과 우울함은 아무도 곁에 없음을 찰나처럼 느낄 때 슬며시 다가온다. 이럴 때가 바로 사랑이 꽃피는 계절이다. 지금 바로 내 곁에 머무는 사람을 무조건 사랑하라 아무런 이유도 관계도 따짐도 없이... 더보기 고래 / 성담 임상호 고래 / 성담 임상호 넘실대는 파도 그 깊고 푸른 바닷속에는 유영하는 고래가 어울려 산다. 하루를 마시고 또 마셔도 아무런 표시도 남지 않을 만큼의 엄청난 바닷물을 즐긴다. 해가 기울면 넘실대는 술잔의 유혹에 그 엄청난 술병만을 탐내는 고래들이 육지에도 산다. 한잔 술에 또다시 한 병을 연이어 들이켜도 감질난다며 즐겨 찾는 주당들이 있다. 더보기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