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자장면 속 달걀 반쪽 / 성담 임상호 자장면 속 달걀 반쪽 / 성담 임상호 젊음의 시절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 한 그릇 주문하고 소주도 한병 시켰다. 군침이 도는 자장면 쓱쓱 비며 쪼르륵 소리 나는 굶주린 배에 꾸역꾸역 챙겨 넣었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던 달걀 반쪽 안주삼아 소주 한병 추가 꿀꺽꿀꺽 마시면 그 추운 날씨도 견뎠지. 지금도 침샘 자극하는 자장면 속의 하얀 달걀 반쪽. 더보기 외면 / 성담 임상호 외면 / 성담 임상호 가슴에 맺힌 아린 슬픔을 하늘이 아시는지 종일토록 울적한 마음에 장대비를 내린다. 볼품없는 뜨락 한 구석에 비를 맞던 채송화를 꺾어 반쯤 마시다 만 술잔에 옮겨 창가에 놓았다. 어느 누가 제대로 피지 못한 한 인생도 불쌍히 여겨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려나. 가뭄에 말라비틀어진 가슴에 굵은 비는 그침 없이 내리지만 타는 갈증은 여전하다. 더보기 불씨를 지피다 / 성담 임상호 불씨를 지피다 / 성담 임상호 싸늘히 식어만 가던 인생 여정의 끄트머리에서 또 다른 생의 전환점을 만난다. 가늠조차 하지 못한 인연이라는 끈을 부여잡고 시작하는 사랑의 시발점. 조심스레 불씨 지펴 생의 마지막 희열을 향해 꺼져가던 불 지핀 사랑이 과연 운명처럼 불꽃을 피울까. 안개에 싸인 미지의 세계 조심스레 내딛는 발걸음은 결코 맞잡은 손 놓치지 않고 종착역까지 잘 가려나. 더보기 치부[恥部] / 성담 임상호 치부[恥部] / 성담 임상호 비가 부슬부슬 오거나 깊어가는 밤 홀로 지낼 때 가끔은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되짚어봐야 마치 아리고 슬픔으로 도배된 인생 여정에 가만히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며 또 하나의 슬픔을 추가한다. 새록새록 기억 더듬어 케케묵은 비망록의 먼지를 툭툭 털어버리고 책장을 열면 열수록 맵디매운 청양고추를 씹는 듯 눈물이 핑돌며 코끝이 찡해지는 걸 어이 하누. 더보기 입술을 벌릴 적마다 / 성담 임상호 입술을 벌릴 적마다 / 성담 임상호 가을이 저만치 가고 불던 바람마저 차가운 겨울 입술을 벌릴 적마다 튀어나오는 건 예리한 표창 같아서 상처를 입는다. 그 겨울 사라지고 따사로운 봄 오면 입술을 벌릴 적마다 무심결에 나오는 건 격려와 위로로 가득한 사랑의 말뿐이다. 세월은 모진 사람도 달콤한 과일처럼 잘 익게 만들어준다. 더보기 슬픔이여 안녕 / 성담 임상호 슬픔이여 안녕 / 성담 임상호 긴 여름의 낮과 밤마저 짧다고 생애 모든 슬픔을 종일토록 울음으로 채우는 매미. 순간의 아픔이 마치 백 년 인생의 전부인양 북받치는 설움에 속절없이 목놓아 우는 이. 구름만 보이는 하늘은 비만 내릴 것 같아도 구름 뒤편의 하늘은 늘 푸르단다. 이제는 그 슬픔 모두 버리고 희망과 일곱 빛 무지개로 채울 날을 기대해보렴. 더보기 핑계 / 성담 임상호 핑계 / 성담 임상호 어제 그만큼 젖었으면 오늘 하루쯤 쉰다고 어디 덧나는가. 기쁨에 젖고 슬픔에 담뿍 젖고 세상사 시름에 젖는다고 오늘 밤도 젖는다. 내일은 결전을 앞둔 장군처럼 붉은 망토를 걸치고 승리를 위해 드높이 건배 한잔 또 한잔에 젖는다. 더보기 방랑 / 성담 임상호 방랑 / 성담 임상호 가지 끝에 걸린 마지막 잎새처럼 불어닥친 바람에 이끌려 떠나는 방랑. 어깨 기대줄 이 없어도 또한 반겨줄 이 없어도 무작정 발길 옮기는 기대 속의 방랑. 외로움에 지쳐 꺼이꺼이 울고 싶어도 꾹꾹 참고 견디며 한잔 술로 달래 보는 외로운 방랑. 더보기 이전 1 ··· 104 105 106 107 10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