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담의 시

가자, 가자꾸나 / 성담 임상호 가자, 가자꾸나 / 성담 임상호 이 풍진 세상 훌훌 털어버리고 한 조각 남아있던 미련마저도 잠재우고 훠이 훠이 옷자락 휘날리며 이별가나 구성지게 부르자꾸나 행여 한 맺힌 사연 잊지 못해 뒤돌아보는 것도 참아야 하겠지 그저 눈감고 귀 막은 채 할 말 있어도 입 다물고 앞만 보고 가는 거야. 더보기
일곱 개의 손가락 / 성담 임상호 일곱 개의 손가락 / 성담 임상호 살아온 세월이 얼마나 되었을꼬 왼손가락 다 펼치고도 모자라 오른손가락 두 개를 더 펴야 하는 시간이 지났구나 어찌 보면 지난 세월은 무상한데 나 홀로 늙음의 세월 치닫고 있었구나 행여 슬픈 일 있었을지라도 마음속에 새겨놓지는 않으련다. 젊은날의 희열도 지겹도록 겪어 보았으니... 더보기
또래 / 성담 임상호 또래 / 성담 임상호 코찔찔이도 늘 맹한 구석의 녀석도 항상 그리움 불러일으키는 또래들이 있다. 그저 생각이 같다는 이유 한 가지만으로도 통하는 데가 있으니 이 얼마나 좋으랴. 꼬맹이 시절은 어느새 가고 늙은이 반열에 들어섰어도 또 다른 또래가 있어 언제나 좋은 시절이다. 더보기
설렘 / 성담 임상호 설렘 / 성담 임상호 그저 떠난다는 생각만 하여도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설레기 시작이다. 가끔은 자투리 시간 내어 발길 닿는 대로 무작정 떠나는 것이 여행이다. 그곳이 어딘지 무엇이 있는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리라 그곳은 늘 새로움을 창조하니까. 더보기
황혼 / 성담 임상호 황혼 / 성담 임상호 일생의 주어진 삶은 누구나 똑같지는 않지만 태어남과 숨을 거두기까지 여정은 비슷비슷하다. 돌이켜보면 할애된 일정은 주마등이나 머물지 않는 바람 같이 시간은 찰나처럼 지나간다. 해넘이가 생각보다 더 빠르게 흘러가듯이 인생 종점의 황혼길도 어쩌면 덧없이 짧기만 하다. 그러나 떠오르는 장엄한 태양보다 붉은 노을이 아름답듯 생애 마지막을 곱게 장식할 수 있다면... 더보기
가난한 자 / 성담 임상호 가난한 자 / 성담 임상호 가진 게 없으니 소중하리만큼 귀한 네게 줄 것이 없구나.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보아도 정녕 줄게 없구나. 혹여 금이나 은 대신 가난한 시인의 사랑이라도 받을 수 있는지? 더보기
노쇠한 태양 / 성담 임상호 노쇠한 태양 / 성담 임상호 누가 물어물어 찾아온 사랑을 마다치 않겠는가. 비단 젊은 세월의 끓는 피만 용솟음치는 것은 분명 아니니라. 겉은 쇠잔한 태양 기울어져 마치 노을 같은 삶일지라도 가슴은 여전히 뜨겁다. 지금 당장이라도 불태워 희열을 추구함에 결코 뒤지지 않으리라. 더보기
당신 / 성담 임상호 당신 / 성담 임상호 작은 문틈으로도 빛이 새어들면 밝아지듯 어둡던 마음도 이내 밝아집니다. 시들어가던 화분의 꽃도 한 모금의 수분으로 고개 들어 미소 짓듯 타는 갈증도 사라집니다. 당신이라는 그 짧은 단어 하나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 새처럼 창공으로 솟구칩니다. 당신! 생각만으로 빛이 되고 단어만으로 꽃이 피고 상상만으로 새가 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