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 성담 임상호
가슴에 맺힌
아린 슬픔을 하늘이 아시는지
종일토록 울적한 마음에
장대비를 내린다.
볼품없는
뜨락 한 구석에 비를 맞던
채송화를 꺾어 반쯤 마시다 만
술잔에 옮겨 창가에 놓았다.
어느 누가
제대로 피지 못한 한 인생도
불쌍히 여겨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려나.
가뭄에
말라비틀어진 가슴에 굵은 비는
그침 없이 내리지만
타는 갈증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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