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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가을아 가자 / 성담 임상호 가을아 가자 / 성담 임상호 온다는 놈 기별도 없으니 오늘일랑 친구 만들어 저 먼데로 가자꾸나. 심심한 날 만만한 게 너로구나 세월 한가운데 배를 저어 술잔 띄우고 가보자꾸나. 가는 세월 덧없이 가고 오는 세월 저만치 서 있으니 길 터주고 가자꾸나 가을아 이만 가자. 더보기
달빛 / 성담 임상호 달빛 / 성담 임상호 솔잎 향 번져오는 깊은 밤 은은한 달빛 인도에 따라 호젓한 길 걷네. 갈바람 산들산들 불어올 때마다 솔가지 위에 걸린 달빛마저 흔들리는 밤이네. 달빛 내리는 이 밤 고운 임 모습이 환영처럼 눈앞에 어리는데 혹여 임도 내 마음 같으려나. 더보기
너 / 성담 임상호 너 / 성담 임상호 맨 처음 너의 섬섬옥수 그 고운 손가락 걸며 먼 훗날의 행복을 약속했지. 어느 날 너의 검은 눈동자에 영롱히 맺힌 수정 같은 눈물을 보았지. 그리고 너의 고운 꽃 같은 얼굴에 피어나는 화사함도 보았지. 아직도 너의 아름다운 미소를 기억하는데 너 지금 어디에 있는가. 더보기
계절이 바뀌면 / 성담 임상호 계절이 바뀌면 / 성담 임상호 사랑할 때 계절은 늘 꽃피는 봄이나 희열에 불타오르는 여름 같았다. 돌고 돌아도 겨울을 두서너번 보내도 항상 포근한 봄이었고 환희의 여름뿐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혹한의 추위에 얼어붙은 싸늘한 마음뿐 그리도 기다리는 계절은 끝내 오지 않았다. 더보기
아이 라이크 유 / 성담 임상호 아이 라이크 유 / 성담 임상호 바라만 보아도 좋은 세월이 수없이 지나도 좀체 싫증조차 나지 않는 마음속에 간직한 사람이 있다. 세월은 가지 말라해도 봄 여름 다 지나가고 가녀린 코스모스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는 가을이 홀로 지나간다. 낙엽이 지고 하얀 눈 뒤덮인 고요한 산야를 아무도 몰래 둘이서만 걷고 싶은 충동이 가슴을 쿵쿵 친다. 사랑한다는 쑥스러운 말 대신 기껏 내뱉듯 꺼낸 아이 라이크 유 그 말조차도 입속에 고이 머물 뿐 세월은 오늘도 무심히 간다. 더보기
꽃집 아가씨 / 성담 임상호 꽃집 아가씨 / 성담 임상호 저토록 고운 꽃을 날마다 다듬는 이의 손길은 얼마나 향기로울까. 보나 안보나 그 고운 마음도 생각마저도 꽃내음이 진동하겠지. 아름다운 꽃을 바라만 보아도 이리 좋은데 만약 그 임이 내 곁에 오신다면야... 더보기
인연 / 성담 임상호 인연 / 성담 임상호 밤하늘 고개 들어보면 수많은 은빛 반짝이는 무리들 중 하나의 별빛인 줄 알았지요. 그저 부딪치거나 얼핏 스쳐 지나가버릴 우리 살아가는 수많은 인연 중 하나인 줄 알았지요. 봄이나 여름, 가을, 겨울 사계의 계절이 수없이 반복되듯 내년이면 다시 찾아올 흔한 세월인 줄 알았지요. 손가락 세어보니 일 년이라는 해가 찰나처럼 지나가듯 그냥 그렇게 잊혀도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지요.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 스쳐 지나는 것이 아니라 내 가슴에 스며든 첫사랑 같이 진정 소중한 사람이었지요. 몸은 떠나가도 비록 영원을 약속하지 않았어도 기억 속에 오래도록 머물러 우리의 짧은 삶이 다하는 날까지 잊을 수 없는 사람이었지요. 더보기
반전 / 성담 임상호 반전 / 성담 임상호 만남이 시작될 때에는 있는 것 없는 것 두배로 얹어주고 싶어지지. 나는 잊어버려도 오로지 임이 좋아 그 어떤 것도 따져야 할 이유마저 없다네. 그러나 땡볕이 내려쬐는 한여름에 예기치 않은 폭풍우가 겨울처럼 몰아치지. 분홍빛 꿈꾸며 함께 손잡고 가자던 그 길은 영영 오가지 못할 분단의 땅이 되어 결국 멈춰 서고야 말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