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대폿집 유리창 / 성담 임상호 대폿집 유리창 / 성담 임상호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언젠가 허름한 대폿집이 빈자리를 차지했다. 빈대떡 왕대포 안주 일체 페인트로 쓰인 창에는 가끔 해당화가 놀다 가고 저녁 무렵엔 잽싸게 붉은 노을이 유리창을 독차지했다. 창 너머에는 뽀얀 담배연기가 가득 채웠고 거나해진 취객들의 음담패설이 어김없이 자리를 메웠다. 밤이 지나고 여명도 물러갈 때쯤 그 흔한 갈매기조차 보이지 않아 유리창은 적막만이 감돌았다. 더보기 막차를 타고 떠날 시간 / 성담 임상호 막차를 타고 떠날 시간 / 성담 임상호 먼 곳에서 아스라이 들리는 기적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고 지금은 막차를 타고 떠날 시간. 이미 여러 번의 환승을 통해 삶의 여정을 바꾸어 보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지막 기회. 사계의 순환 그리고 반복되는 강산의 변함이 다시는 오가지 못할 여정의 기적소리 앞세워 떠난다. 이제는 그야말로 후회할 시간마저 없는 인생 막차를 타고 떠나야 하는 마지막 여정의 시간. 더보기 꿈같은 하루 / 성담 임상호 꿈같은 하루 / 성담 임상호 능선을 오르는데 휑한 산길이 발 디딜 때마다 오색의 꽃들이 줄을 이어 피어나는 날. 바닷가 파도가 밀려오며 하얀 포말이 여의주 움켜쥔 용이 되어 다가서던 날. 노을이 피는 어스름 저녁에 홀연히 나타난 묘령의 여인이 미소 지으며 연인처럼 곁에 머문 날. 더보기 병나발 / 성담 임상호 병나발 / 성담 임상호 그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슬픈 영화의 주인공처럼 만들었을까. 다정했던 순간을 쥐어짜서 소주병에 가득 채워 넣는 어리석음도 마다하지 않았는가. 채워진 쓰디쓴 잔을 마치 소주 한잔 마시듯 가슴앓이를 하는가. 잔 보다 병을 통째로 비워본들 찢어지는 슬픔은 여태 가시지 않는데... 더보기 빛 / 성담 임상호 빛 / 성담 임상호 한사코 중천에 떠서 삽살개와 장난치며 그늘만 만들던 태양이 그도 지쳤는지 슬그머니 서산으로 기운다. 삼나무 우듬지에 걸린 수줍은 초승달이 먹구름 걷히자 뉘 볼세라 정감 어린 뽀얀 빛을 내려준다. 해도 달도 저문 장독대 밑에 촛불 한 자루 밝혀놓은 정성껏 마련한 정화수에 별 하나 말없이 내려와 앉는다. 어둠 속에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눈빛 닮은 작은 빛들이 늘 곁으로 다가와 여린 마음을 달래준다. 더보기 눈물 / 성담 임상호 눈물 / 성담 임상호 코끝이 찡해지며 눈시울이 붉어지면 새벽 숲의 이슬보다 더 영롱한 눈물이 흐른다. 기쁨의 눈물과 슬픔의 눈물은 각기 다르지만 참을 수 없는 북받침에 흐르는 것은 같다. 다만 슬픔의 눈물은 상처처럼 아리고 기쁨의 눈물은 땡볕보다 더 뜨겁게 흐른다. 더보기 바람에 실려 / 성담 임상호 바람에 실려 / 성담 임상호 자유분방한 바람결에 이 몸 얹혀 이제는 잊힌 추억 하나 꺼내 멀어져 가 버린 너에게로 달려가 본다. 낯선 동행의 바람을 읽지 못한 너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날리는 스커프를 다시 맬 뿐이다. 서글퍼 목이 메듯 노래를 불러 바람결에 실려 보내보지만 너는 여전히 무표정이다. 더보기 그대, 그대여 / 성담 임상호 그대, 그대여 / 성담 임상호 어느 날 그리운 마음이 산만큼 쌓인다면 우듬지에 걸린 저 달에게 소원처럼 그립다 말하리라. 보고픔이 심연의 바다처럼 깊어진다면 다시금 찬연히 빛 밝히는 별들에게 하소연하듯 보고싶다 말하리라. 애타도록 그립고 아프도록 보고픈 이 세상 단 하나의 이름 그대 못 잊을 그대여 그대만을 사랑했노라. 더보기 이전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