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폿집 유리창 / 성담 임상호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언젠가 허름한 대폿집이
빈자리를 차지했다.
빈대떡 왕대포 안주 일체
페인트로 쓰인 창에는
가끔 해당화가 놀다 가고
저녁 무렵엔 잽싸게 붉은 노을이
유리창을 독차지했다.
창 너머에는
뽀얀 담배연기가 가득 채웠고
거나해진 취객들의 음담패설이
어김없이 자리를 메웠다.
밤이 지나고
여명도 물러갈 때쯤
그 흔한 갈매기조차 보이지 않아
유리창은 적막만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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