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슬 / 성담 임상호 이슬 / 성담 임상호 듬성듬성 끊어진거미줄에도 강아지풀 잎새에도그리고 우거진 숲 초록침처럼뾰족한 솔잎에도 맺혀 있다 천둥번개 치던어젯밤 세찬 바람에 속수무책분홍빛 고운 꽃 떨어져 가엾은꽃잎에도 맺힌 이슬방울 비록 차가운 땅에뒹굴고 있을지라도 영롱한이슬은 차별 없이 고루 햇살 내려찬연히 빛난다 이 거친 몸 기력 쇠진해영원히 잠든 무덤 뗏장에도낮과 밤 가림 없이 그 고운 이슬초롱처럼 달려 있으려나. 더보기 냇가 / 성담 임상호 냇가 / 성담 임상호 나른한 햇살이졸졸 흐르는 냇가에물비늘을 만들면 화답하듯구름도 내려와 앉는다 치렁치렁한긴치마 입은 꽃다운 여인이치맛자락을 살짝 거둬 올려하얀 종아리를 수줍게내어놓고 건너던 냇가 그 언젠가또래들이 삼삼오오 몰려와검정돌을 냇가에 고운 꽃 심듯띄엄띄엄 들여놓았다 냇가를스치는 바람결에 하늘거리는살살이꽃이 흔들릴 때마다그녀 생각에 맘 설레던 시절. 더보기 적막의 밤 / 성담 임상호 적막의 밤 / 성담 임상호 달은 기어코높다란 산을 기어올라 하늘에자리 잡고 빛을 뿌린다 달보다 먼저암청색 하늘에 자리한 샛별도초롱초롱한 은빛 무리를 지으며어둠을 밝힌다 달과 별은 어둠 일색인 숲에빛을 뿌리지만 버팀목은 아무런말없이 그림자만 드리운다 바람이 찾아와귀엣말을 나누며 꼬드기자아직 나이 어린 작은 새는 수줍어울창한 숲으로 몸을 숨긴다 달과 별이살짝 가린 구름을 열고 세상살이를엿보며 키득거리고 있다 더보기 흥정 / 성담 임상호 흥정 / 성담 임상호 하늘이 내게 초승달을 보여주며밤길을 밝혀주는 아주 좋은 물건이라며삼십 원에 판다고 하였다그다지 밝지 않아 어두운 밤길 거닐 때 별 도움이 안 되니 안 사겠노라고했더니 구름 속으로 숨겼다다시금 상현달을 들고 와 저번과는 달리다소 밝게 빛나니 칠십 원이면 사겠냐고부동산 중개사 데려와 흥정을 한다마음에 썩 들지 않는다며 안 사겠다고휙 돌아서니 이번에는 둥근 보름달을가져와서 백 원에 팔겠단다이전 것들과는 달리 밝기도 하거니와 생김새가 호떡처럼 생겼기에 군침이 돌아사겠다고 하였더니 하현달과 그믐달까지몽땅 바겐세일로 이백 원을 달라한다초순부터 그믐까지 밤길 환하게 밝혀줄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한 달 내내 밝혀줄 다섯 개 달 모두합해 삼백 원에 팝니다... 사실 분 계세요? 더보기 꽃잎 / 성담 임상호 꽃잎 / 성담 임상호 발아래떨어진 꽃잎 한 장 주워 손바닥에 올려놓고감촉을 느껴본다 생각 외로보드라움에 너의 고운 맘과함께 그날의 발갛게 수줍던뺨을 떠올린다 헤어져도아름다운 너의 모습과비록 꽃은 지더라도 떨어진 꽃잎마저 곱구나. 더보기 신분세탁 / 성담 임상호 신분세탁 / 성담 임상호 그늘진 인생 살다 보면희망의 꿈이 무너지고 옥죄고 있던절망의 끈을 풀어내려 안간힘을 쓰며벼랑에서의 탈출을 모색한다 그 어떤 변명으로도헤쳐 나올 수 없어 차라리 침묵으로버티며 오로지 솟아오르기 위해남은 힘을 비축하며 납죽 엎드린다 바람이 불어와가슴속 뭉쳐있던 응어리를 훑고 지나면그제야 숨을 몰아쉬며 자유로의비상을 꿈꾸며 치솟는다 비로소 밑바닥의 신분세탁을 통해 까마득하게멀게만 보였던 상류사회의 일원으로새로운 삶을 열어간다. 더보기 밥그릇 / 성담 임상호 밥그릇 / 성담 임상호 지금까지내가 성장한 원동력은저 하잘것없이 보이는 싯누런놋쇠 주발 덕분이다 내 자식의또 귀여운 그 자식의 자식들마저저 밥그릇으로 인해 나날이키가 점점 크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별것도 아닌 그 흔한 밥그릇을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 두어야 할처지에 놓여있다 하라는제 할 일은 안 하고호시탐탐 남의 밥그릇 싸움만 벌이는못된 심뽀를 가진 인간들이 이 땅에무수히 생겼기 때문이다. 더보기 사귀고 싶은 사람 / 성담 임상호 사귀고 싶은 사람 / 성담 임상호 이런 사람 있으면 사귀고 싶다 마음은 곱디고운 마누라 같고얼굴은 사랑하는 딸내미 닮고순진함은 귀여운 손녀 같은 사람. 상대의 험담보다는 칭찬하는 이종일 함께 해도 지루하지 않은 이곡차 한잔에 마음을 열어주는 이 가난하여도 마음은 부자 같은 이신분은 낮을지라도 거리낌 없는 이다 가진 사람보다 마음만은 넓은 이 진정 이런 사람이라면 사귀고 싶다늘 함께 하고 싶은 이 어디 있을까?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10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