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들녘에서의 하룻밤 / 성담 임상호 들녘에서의 하룻밤 / 성담 임상호 봄이 오면 참 좋겠다 발길 닿는 대로걷다가 지치면 쉬어가고 얼마쯤다시 걷다가 그런대로 한 귀퉁이에지친 몸 쉬고 잠들었으면 너른 들녘에사방으로 바람막이 도배를 하고암청색 하늘을 천장으로 만들어별 바라보며 잠들었으면 녹색의 이파리로 요와 이불을 만들어벼갯머리에는 야생화 한 송이 꽂아그 향기 맡으며 잠들었으면 혹여 들녘 떠돌다외로움에 지쳐 쓸쓸히 지나가는바람 붙잡아 팔베개나 해주었으면... 더보기 불면의 밤 / 성담 임상호 불면의 밤 / 성담 임상호 이런저런 잡생각에 섣불리 잠이 오지 않아밖으로 나가 이리저리 걷다가무심히 하늘을 본다 어릴 적마음같이 저 별은 너의 별저 별은 나의 별 하며 잊힌 노래를허밍으로 불러본다 기나긴 밤을 꼬박 새운 별들도 사라지고동녘에는 어둠 뚫고 붉은 태양이장엄하게 떠오른다 양지바른담장 밑에 졸고 있는 늙은 닭처럼오늘은 나도 오수를 즐겨볼까... 더보기 남과 여 / 성담 임상호 남과 여 / 성담 임상호 사랑이라는 달콤함에 취해쓰디쓴 독배를 들어본 남자와풋사랑의 단어에 매혹을 느끼는철부지 소녀의 만남 밤의 적막이 얼마나 외로운지아는 남자와 맞잡은 손이 혹독한겨울 추위도 녹여주리라 여기는망상만이 가득 찬 소녀 하루 종일토록 굶으면사랑도 소용없다는 남자와그깟 끼니쯤은 걸러도 괜찮다며사랑은 모든 걸 채운다는 소녀 아픈 사랑도 맞닿는 입술에 따라달게 느껴본 남자와 어설픈 사랑을괜스레 배워 죽고 싶다는 소녀 알면 알수록 어렵고모르면 모를수록 힘든 사랑이야기. 더보기 돌연변이 / 성담 임상호 돌연변이 / 성담 임상호 네 잎 토끼풀 찾느라허리를 숙이고 눈이 빙빙 돌 때까지시간이 마냥 흐르는 줄도 모르고행운을 찾겠다던 예전의 추억 초록의 이파리 속에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이 아름답게느낄 즈음 그 가운데 하얀 꽃이등불처럼 빛나던 순간 물질만능이 판을 치는험난한 세상의 벽들을 감히 부수고그 높은 자리를 기어코 차지하겠다며발톱을 세운 흙수저 모든 역경을 이기고기어이 정상에 오른 이 시대의 진정한영웅 같은 특출한 돌연변이들에게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갈채를 한없이보내주고 싶은 오늘. 더보기 그림책 / 성담 임상호 그림책 / 성담 임상호 너른 들녘에 곱게 피어난 풍경을 보고 있으니봄날 벌과 나비 한쌍이 팔짱을 끼고 날아든다흰구름 유영하는 드높은 하늘 그림이 펼쳐지자젊은 날의 푸르른 꿈이 새근새근 숨 쉬고 있다먹구름에 천둥과 번개 치고 소나기가 쏟아지니독거노인이 숨 거두고 하늘나라로 이사 간다시집간 딸의 화장대에 놓인 거울을 쳐다보니어느새 중년 여인이 되어 손주들과 웃고 있다해거름 붉은 노을이 꽃처럼 아름답게 수놓으니싱그런 청춘남녀가 다정스레 입맞춤하고 있다생각만 해도 알싸한 빨간 청양고추 그림을 보니그림책 속에 계신 어머님이 보고파 눈물이 난다. 더보기 빛바랜 과거 / 성담 임상호 빛바랜 과거 / 성담 임상호 남루한 양복을 걸친구부정한 노인이 혼잡한 도심의붐비는 사람들 시선을 받으며고개를 숙인 채 서있다 한참 동안허공을 바라보다 허리춤에 찬칼을 뽑듯이 은빛 악기를 옆으로물듯 입술에 댄다 하늘의천사라도 부르는 듯 그가 연주하는소리에 모두들 귀를 의심하며그를 지켜보고 있다 천상의 하모니 같은플루트 연주에 갈채를 받으며 다시입맞춤하듯 연주하는 노인의 빛바랜과거가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더보기 등불 / 성담 임상호 등불 / 성담 임상호 어두운 밤등 밝혀 조심스레 내딛는 발길 어디쯤 도달해야그대에게 다가설 수 있을는지도종잡을 수 없던 밤길 하늘에 걸린눈썹달처럼 가녀린 빛을 주던젊은 날의 방향키와 같이그대를 찾아 헤매었지 세월은흐르고 다시 흘렀어도 버려야 할추억은 어이 가슴에 남았는지 어둠 속에 등불은여전히 밝은 빛을 내리고 그날처럼미련은 발아래 머물고... 더보기 꽃잎 / 성담 임상호 꽃잎 / 성담 임상호 탐스런꽃이 피면 때맞추듯우리 사랑도 곱게 피어나는찬란한 봄이었지 바람이슬며시 스치고 지날 때붉은 꽃잎은 난분분 우수수떨어져 뒹굴었지 너와 나의입술이 포개진 모양같이꽃잎이 숨죽이며 떨어지던그날의 봄처럼 다시금그 봄 오면 꽃잎처럼 어여쁜널 다시 볼 수 있으려나.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