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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 / 성담 임상호 여정 / 성담 임상호 옹벽을 넘어가는 담쟁이처럼 느릿느릿 걷는 나그네의 발길은 의외로 빠르다. 순식간에 너른 평야를 지나 어느새 산을 넘어 구름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때로는 펼쳐진 풍경 보듯 세월만 잡는 것같이 보여도 바람처럼 앞질러간다. 시간도 세월도 발길도 모든 게 참으로 빠르게 지나간다. 더보기
길손 / 성담 임상호 길손 / 성담 임상호 쪽빛 하늘에 유유히 노닐며 바람에 이끌리듯 떠도는 구름과 같이. 발길 머무는 곳이 마치 고향인 듯 생소함을 굳이 마다하지 않고 방랑의 길 걷는다. 가녀린 달빛 한 조각에 시름 잊은 채 한 줄의 글과 한잔의 술로 하얗게 밤 지새우는 길손. 더보기
어미품 / 성담 임상호 어미품 / 성담 임상호 하루이틀 날이 갈수록 몸과 맘은 늙어만 가는데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이유는 무언가. 알에서 막 깨어난 아기새가 어미품속으로 파고들면 어미새는 두 날개로 포근히 감싸준다. 왼손가락 꼽고 오른손가락마저 꼽아야만 할 나이가 되면 오히려 엄마품이 자꾸만 그리워지기 때문이다. 더보기
어둠을 깨우다 / 성담 임상호 어둠을 깨우다 / 성담 임상호 돋을 별 하나 여명을 밀어내어 찬란한 아침을 만들듯 당신의 어둠을 풀어내어 희망을 열려합니다. 수심의 그늘아래 눈물짓는 애련의 얼굴에서 보다 나은 내일을 열려합니다. 절망 속에서 한송이 고운 향 지닌 꽃이 피어나면 당신이 사는 세상도 아름다운 일곱 빛 무지개가 뜰 것입니다. 더보기
닫힌 문 / 성담 임상호 닫힌 문 / 성담 임상호 두드리고 두드리다 목청이 터져라 불러봐도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네. 섣부른 사랑 고백이라 여겨 한마디 말도 전하지 못한 채 냉가슴만 앓았지. 예리한 칼날에 베인 상처에 슬픔으로 떨어진 눈물로 아린 이 가슴 어이하리. 더보기
사랑은 도적 / 성담 임상호 사랑은 도적 / 성담 임상호 밤이 이슥할 무렵 닫힌 창문틈으로 바람처럼 살며시 들어온 사랑.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들면 가슴 깊은 곳에 살며시 분홍빛 씨앗 한 톨 심고 가네. 밤새 뒤치덕거리다 감긴 눈 비비며 일어나 보면 사랑은 어느새 떠났네. 이 밤 다시 깊어지면 허전함 채워줄 어젯밤 그 사랑 기다리다 지쳐 밤새겠네. 더보기
게임오버 / 성담 임상호 게임오버 / 성담 임상호 동전을 넣어야 즐길 수 있는 게임기 앞에 쪼그려 앉아 종일토록 매달리는 꼬맹이들을 본다.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는 다시금 동전을 넣어야 하니 게임에 몰두하기에는 타는 갈증에 목마를 것이다. 사랑도 이와 별반 다름없이 무수한 금액을 투자해야 겨우 감질나도록 이뤄지는 슬픈 연정도 있는 법이다. 더보기
그때 그 시절 / 성담 임상호 그때 그 시절 / 성담 임상호 우리의 어린 시절 눈앞에 삼삼한데 그네들 어디 가고 나 홀로 남았구나. 정답던 고향산천 그립고 그리운 땅 몸이야 멀어져도 한시도 못 잊겠네. 지금도 눈앞에선 정다운 그 친구들 여전히 마음속에 가득히 남아있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