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정표 / 성담 임상호 정표 / 성담 임상호 어젯밤 내내 주홍부리 새 울다 가버린 나뭇가지엔 깃털 하나 정표로 남겼구나. 저러하듯 미물도 이별 고할 때는 무엇이든 남기고 떠나건만 우리 임은 어이 말없이 떠나시나. 임 그리는 깊은 밤의 바람소리는 열두 줄 거문고 소리인양 곡조마저 서럽다. 더보기
푸념 / 성담 임상호 푸념 / 성담 임상호 살다 보면 애틋한 사연 하나쯤 들려주고픈 참한 여인네를 만나보고 싶어 진다. 삶이라야 너나 나나 거의 진배없지만 그래도 한잔 술의 용기로 건네는 이야깃거리는 때론 귀까지 달콤하다. 주고 답하는 푸념의 시간이 흐르면 둘은 하나가 되고 이내 갈라서지만 그래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붉어진 얼굴 맞대고 금세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그렁그렁해진 커다란 눈을 마주하면 오히려 막혔던 속이 뻥 뚫린 듯 가슴까지 개운하다. 풋사랑도 아닌 것이 찰나의 시간 애절하기 그지없어도 다시금 만날 기약도 없지만 발갛게 달궈진 볼처럼 설렘이 있어 좋기만 하다. 더보기
애련의 상처 / 성담 임상호 애련의 상처 / 성담 임상호 그대 없는 텅 빈 이 거리 슬픔일랑 이제 저 멀리 사라지라 했네. 밤새워 울며불며 지낸 시간도 속절없는 아린 상처도 모두 잊기로 했네. 반짝이는 별 하나 불러내어 못다 한 이야기 속으로 깊게 빠져들어갔네. 기나긴 밤 두런두런 밤새워 나누니 가슴 찌르던 애련의 상처도 씻은 듯 나아지네. 더보기
고향별곡 / 성담 임상호 고향별곡 / 성담 임상호 굴뚝에 파란 연기 피어오르면 푸르던 하늘도 붉은 노을이 곱게 물든다. 소달구지 몰고 가는 노인도 이랴 끼랴 재촉하며 재롱둥이 손주 반기는 집으로 간다. 댕댕거리는 산사의 정겨운 풍경소리 귓가에 머물면 오늘도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더보기
봄처녀 / 성담 임상호 봄처녀 / 성담 임상호 울긋불긋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면 잠자던 봄처녀 마음도 화사한 꽃을 피운다. 바람에 실려온 고운 향이 코끝에 머물면 햇살 머무는 들녘이 마냥 그립단다. 하늘거리는 갯버들도 정겨운 시냇물도 봄을 맞는데 임은 어드메 머무시는지 소식이 없네. 더보기
붉은 꽃 / 성담 임상호 붉은 꽃 / 성담 임상호 생애 한 번의 사랑을 한다면 하얀 야생화 다발을 고이 묶어 그대에게 전하리다. 비록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일지라도 가슴에 묻어놓을 훗날의 이야기로 남기기 위해. 혹여 생애 마지막 가는 길에 붉은 꽃 무리 지어 피거들랑 그대 향한 나의 열정으로 받아주오. 더보기
비 / 성담 임상호 비 / 성담 임상호 흐렸다 개었다를 반복하듯 사랑은 한 치 앞도 분간할 수없이 희뿌연 안개와 같다. 비를 동반한 바람에 꽃잎은 속절없이 내년을 기약하듯 흩날리며 떨어진다. 질척이는 봄의 야속한 비는 종일토록 내리고 끝도 보이지 않는 안개의 숲처럼 사랑은 가늠할 수 없네. 비처럼 눈물도 한없이 흐르는 날... 더보기
슬픈 영화 / 성담 임상호 슬픈 영화 / 성담 임상호 그녀를 한없이 바라보다 목울대를 간신히 넘어온 사랑한다는 한마디 못 건네고 결국 길게 이어진 침묵. 망설이고 다시금 망설이다 주저앉길 몇 번인지 기억마저 가물가물 미련마저 없구나. 이제는 두 번 다시는 생각조차 말고 잊어야지 잊어야 하지 되뇌어도 슬픈 영화는 아직도 상영 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