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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길 / 성담 임상호 인생의 길 / 성담 임상호 파도가 넘실대는 초저녁의 바닷가를 거닐며 인생 회한의 조각 꿰맞추듯 잊힌 기억을 들춰낸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마구 쏟아버린 퍼즐 같은 이야기를 하나둘 맞춰보지만 쉼 없이 돌고 도는 주마등처럼 어느 것 한 가지 매끄럽게 이어지질 못한다. 갈피 잡지 못한 마음은 그저 한발 두발 내딛는 발길에 우연히 차인 조가비 하나 허리 굽혀 주어들고 긴 상념에 빠져든다. 해는 이미 수평선 너머로 노을만 남기고 숨었는데 해풍에 젖은 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깊은 밤마저 여명에 쫓기듯 사라지고 장엄히 솟아오르는 태양이 외로움을 부둥켜안아 반겨줄 뿐이다. 바닷바람에 절여진 몸과 맘을 중천에 떠오른 태양에 맡기듯 모래밭에 길게 몸을 누인다. 하루해 저물고 새로운 하루가 인생의 시간을 낭비하듯.. 더보기
열병 / 성담 임상호 열병 / 성담 임상호 머리에 두건 쓰듯 띠를 겹겹이 동여매도 삼복의 뒤끓는 더위보다 더 뜨거워 참지 못할 열병에 시달린다. 직립으로 쏟아붓듯 작렬하는 태양빛을 온몸으로 감당하기에는 인내 부족이다. 그대여 당신의 그리움으로 인한 이 열병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슴에 감싸 안아주오. 태양의 뜨거움보다 더한 델듯한 당신의 뜨거운 사랑은 열병에서 구해줄 나에게는 단 하나의 만병통치약. 더보기
외로움 / 성담 임상호 외로움 / 성담 임상호 문득 하루하루가 지속될수록 알지 못할 외로움과 우울함이 포개져온다면. 외로움과 우울함은 아무도 곁에 없음을 찰나처럼 느낄 때 슬며시 다가온다. 이럴 때가 바로 사랑이 꽃피는 계절이다. 지금 바로 내 곁에 머무는 사람을 무조건 사랑하라 아무런 이유도 관계도 따짐도 없이... 더보기
고래 / 성담 임상호 고래 / 성담 임상호 넘실대는 파도 그 깊고 푸른 바닷속에는 유영하는 고래가 어울려 산다. 하루를 마시고 또 마셔도 아무런 표시도 남지 않을 만큼의 엄청난 바닷물을 즐긴다. 해가 기울면 넘실대는 술잔의 유혹에 그 엄청난 술병만을 탐내는 고래들이 육지에도 산다. 한잔 술에 또다시 한 병을 연이어 들이켜도 감질난다며 즐겨 찾는 주당들이 있다. 더보기
나이 / 성담 임상호 나이 / 성담 임상호 몸이 늙었다고 마음까지 주름진 것은 결코 아니란다. 나이 먹었다고 그 흔한 욕심마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란다. 지긋한 연륜은 애써 불타는 젊음을 감춘 것에 불과한 것이란다. 감춰둔 재산처럼 욕정도 곤한 잠에 빠졌을 뿐 일깨워 세우면 무섭단다. 더보기
여정 / 성담 임상호 여정 / 성담 임상호 어두운 밤 지나면 해맑은 아침이 오듯 하루는 언제나 같은 듯 세월은 바뀐다. 날마다 홀로 떠나는 인생여정의 길에서 오늘은 사뭇 다른 인연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계절이 오가는 길목에서 서성거리는 나그네처럼 정처 없는 길에 그래도 별 하나 반겨주는 밤길. 교대로 이어지는 하루의 낮과 밤 그리고 절망과 희망 슬픔 속에서도 기쁨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인생길. 더보기
논리 / 성담 임상호 논리 / 성담 임상호 빨강은 정열이라 하고 때로는 위험이라고도 하지. 좌파와 우파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흑백논리로만 구분하는 이 세대가 참 밉다. 계절 구애 없이 냉온면을 먹고 냉커피와 핫커피를 남의 눈치 안 보고 즐기듯 나는 내 맘대로 살련다. 더보기
이방인 / 성담 임상호 이방인 / 성담 임상호 자석의 S극과 N극과 같이 서로가 마주할 수 없는 운명적 이질감이 둘 사이에 작용한다. 가까이 할 수 없는 이질감이 존재하는 남과 여의 어쩌면 숙명적 만남이 존재한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한 맺힌 사랑은 이방인처럼 등을 진채 살아간다. 한여름에 쏟아지는 우박과 같이 혹한의 겨울에도 태양은 따사롭게 비추는데... 우리는 영영 이방인인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