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말 / 성담 임상호 말 / 성담 임상호 때리지도 않았고 맞지도 않았는데 몽둥이로 힘껏 후려친 듯 아플까. 흔하디 흔한 손목도 못 잡아봤고 그깟 입술 한번 부딪힌 일 없는데 왜 이리 달콤할까. 헤어지자는 한마디 말에 가슴은 미어지고 사랑한다는 말에 가슴은 콩닥콩닥 뛰도록 설레는 맘 가눌 수 없네. 더보기 바람 / 성담 임상호 바람 / 성담 임상호 뺨을 얼릴 듯 싸늘한 겨울바람에서부터 임의 부드러운 입김처럼 실려온 봄날의 바람까지. 가끔은 버거운 생각에 끈질기게 버틴 고귀한 삶마저 포기하고 싶은 바람에 막혀 가던 길을 멈춰 섰지. 시련이라는 이름의 겹겹으로 휘몰아치던 장벽의 바람 앞에서 꿋꿋이 버텨온 지난 세월. 이젠 오히려 땀 흘린 다음 막힌 속마저 뚫어지는 바람에 그저 감사할 뿐이지. 바람아 불어라 쉬지 말고 그치지 말고... 더보기 가버린 청춘 / 성담 임상호 가버린 청춘 / 성담 임상호 거울을 보듯 하나하나 새겨보니 그 푸르디푸른 청춘은 가고 늙은 몸뚱이만 남았네. 우리들의 시절은 오간데 없이 순식간에 세월 속에 사라지고 주름만 점점 깊어간다. 노을이 지면 하루가 가고 밤이 깊으면 또다시 찬란한 태양이 떠오르듯 우리도 내일을 꿈꾸자. 아직은 가슴은 피가 끓고 널 향한 마음은 여전히 설레니 아름다운 우리의 몫이 있다. 더보기 저녁놀 / 성담 임상호 저녁놀 / 성담 임상호 인적 없는 숲길을 홀로 거닐 때 짧은 해는 이윽고 산너머로 발길을 옮긴다. 사방은 순식간에 어둠 밀려오고 외로움은 한층 더 허전한 가슴 찌르는 것만 같아. 땅거미 지는 저녁 노을도 붉게 충혈되어 울음 삼키며 떠나가지만 격한 외로움은 그 누가 달래주나. 더보기 기다림 / 성담 임상호 기다림 / 성담 임상호 종일토록 오지 않는 간이역에서 방금 떠나보낸 열차의 기적소리 여운만 남았는데 그래도 버리지 못할 미련. 하루 이틀이 속절없이 지나고 다시 백 년의 세월이 걸린다 해도 떠난 뒤의 그 모습만 바라보며 묵묵히 기다리는 마음. 아무런 기약도 없는 기다림 속에서도 마치 한사코 잊지 못할 연인을 품에 안고 사는 듯 무한정 가슴앓이를 하는 삶. 기다림은 가냘픈 한가닥 버릴 수 없는 미련 때문에 떨쳐버리지 못한 수수께끼 같은 어떤 삶의 연속인 것을... 더보기 뜨거운 연인들 / 성담 임상호 뜨거운 연인들 / 성담 임상호 밍밍한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구애하듯 구도를 잡아 평화로이 떠 있고 따가운 햇살은 머리 위를 감돌고 있다. 우물가 붉은 단풍나무에 바람이 불어 소곤거리며 앉아있던 새들은 신혼처럼 짝을 이뤄 허공으로 솟구친다. 다정히 팔짱 끼고 걷던 젊은 커플도 이에 질세라 인적이 드문 길에서 서로의 입술을 포갠다. 샛노란 금계국도 부끄럼 모른 듯이 서로의 몸 얼싸안고 뜨거운 여름에 한바탕 춤사위를 펼친다. 더보기 낙서 / 성담 임상호 낙서 / 성담 임상호 볼펜 한 자루 사려고 문방구에 가서 메모지에 제멋대로 쓰다가 무심결에 너의 이름을 적었지. 혹여 누가 볼세라 주위를 둘러보다 아무도 못 알아보게 북북 지우고 성급히 계산대를 나섰네. 지우고 다시 지웠지만 새록새록 뇌리에 박힌 너의 이름 석자 이제는 잊기엔 너무 익숙한 이름. 더보기 광란의 춤 / 성담 임상호 광란의 춤 / 성담 임상호 한눈팔 여유도 없이 지금껏 꾸밈없이 우직하게 살아온 한낱 번데기에서 날개 달고 솟구치는 꿈같은 삶을 살고픈 충동이 생긴다. 하여금 팔색조처럼 빨강, 노랑, 파랑 강렬한 원색의 차림새로 위장한 채 떡하니 가로막은 장벽의 허들을 넘는다. 세월을 뛰어넘으려는 늙은이가 펼치는 마지막 몸부림처럼 삐걱거리는 관절 일으켜 세워 곡조에 장단을 맞춘다. 현란한 조명아래 맘껏 무대를 누비다 숨이 막혀 허우적거리다 기어코 쓰러지고야 마는 마지막 춤이 조명과 함께 꺼진다. 더보기 이전 1 ··· 76 77 78 79 80 81 82 ··· 1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