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해 겨울 / 성담 임상호 그해 겨울 / 성담 임상호 응달에는 아직엊그제 내린 눈이 고스란히고봉으로 쌓인 채 세상을하얗게 만들고 있다 홑적삼마저걸쳐 입지 않고 엄동설한그 추위에 견딜 수 없이 결국떨고 있는 은사시나무처럼 누군가에게 실연을 당했는지고개 숙인 눈에서는 얼지도 않고수없이 떨어지는 뜨거운 눈물 혹한의 겨울보다 이별의아린 상처가 육신의 뼈마디를한사코 얼리고 있다. 더보기 과묵 / 성담 임상호 과묵 / 성담 임상호 어둠이 시작되면 그 어둠을순수히 받아들여 하루를 잠재우고여명이 밝아오면 아무런 말없이어둡던 공간을 밝힌다 새들의 소란스러운 지저귐에도흰구름이 하늘을 번갈아 바뀌는그림을 그려도 미동도 하지 않고태연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 어쩌다 바람이 부는 날엔온몸 흔들어 소란을 떨기도하지만쉽사리 표정을 바꾸지 않는다 누가 돌을 던져 유리창이 깨지기 전까지 굳세게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다. 더보기 동감 / 성담 임상호 동감 / 성담 임상호 빨간 대추알이 풍성하던 집에 오가던이들의 발길이 분주하고 덩달아 신이 난삽살개가 제 그림자 꽁무니 잡느라 맴을돌았는데 어느 날 하나는 서울로 하나는하늘나라로 또 하나는 행방불명으로사라져 대들보가 무너져 폐허로 남았다 질서 정연하게 씨줄과 날줄 교묘하게가녀린 줄로 만들어 새벽 햇살 영롱한빛을 담던 때로는 일석이조 생계를 꾸릴먹이사냥도 하며 단출하던 거미집이 부서지고 앙상하게 거미 껍질만 스산하게불어오는 바람에 나부낀다. 고요가 머물던 숲의 변두리에 남이 볼까몰래 마련하여 오순도순 짹짹거리며 식솔들의 합창소리 요란하게 숲의 적막을울리던 단란한 새들의 가정이었는데새끼들 훨훨 날아가고 이제는 볼품없이빈둥지만 그때의 기억을 담고 있다. 더보기 일백사십육 원 / 성담 임상호 일백사십육 원 / 성담 임상호 살아온 세월의 절반의 절반에이르는 이십 년간 글짓기에종일토록 책상에 매달려 때로는새벽의 선잠 물리고 시를 쓴다지금껏 다섯 번째의 시집을발간하여 높고 낮음 구분 없이꽤나 많은 독자층을 구성하였다 일백삼 편으로 구성된 시집의정가는 남들보다 조금 더 비싼권당 일만오천 원에 팔았다한 편의 시가 태어나는 산고의고통에 대한 대가는 자그마치(?)일백사십육 원...자고로 글쟁이는 밥 빌어먹기힘들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다이런 제기랄!!! 하, 하, 하. * 졸시(拙詩)를 엮은 시집 꼭 필요하신 분께 드립니다. 더보기 오리무중(五里霧中) / 성담 임상호 오리무중(五里霧中) / 성담 임상호 딛어야 좋을지어떻게 나아갈지도 모르는 길을위태롭게 걷던 어린 시절 그때를 지나 마음 내키는 대로하고 싶은 대로 미리 정해놓은 길을자유로이 거닐던 젊은 시절 그러나 세상을 살다 보면 마음과는 달리안갯속 거닐듯 조바심 동반해야 할생소한 길을 만난다 안개가 걷히길한없이 기다리듯 세상과 적당히타협해야 할 일들이 도처에암초처럼 도사리고 있다 한 치 앞도 분간 못할이 안개는 언제 어디쯤에서 걷힐까... 더보기 분홍빛 시절 / 성담 임상호 분홍빛 시절 / 성담 임상호 반백년 훌쩍 지나온세월의 흐름이 남긴 기억 더듬어옛 시절의 그 길을 다시 거닌다 천년 고도의숨결이 살아 숨 쉬는듯한 느낌이아직까지 뇌리에 가득하고 덩달아가슴은 그날처럼 설렌다 한아름 추억 싣고 불어오는바람결에 실려온 분홍빛 꽃잎 한 장나풀거리며 발 앞에 머문다 해거름에 붉게 물든노을을 바라보며 다시금 추억 속에거니는 그 옛날옛적 곱기만 하던아내와의 신혼여행길. 더보기 하루 / 성담 임상호 하루 / 성담 임상호 장엄한 북소리에 맞추듯기세등등한 태양이 수평선을물들이며 떠오른다 중천에 솟은태양아래 그림자 드리우면구겨졌던 마음을 다시 펼치듯활짝 기지개를 켠다 해거름 붉은 노을이다시금 대지를 물들이며 기울면성호를 그으며 짐짓 엄숙하게경건한 하루를 마감한다 여정의 한 페이지가 저녁의종소리처럼 어둠 속으로 사라지면다시금 내일의 태양을 기다린다 적막의 밤도 여명의 시간도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생애의한 조각을 다시 꿰맞춘다. 더보기 황혼 / 성담 임상호 황혼 / 성담 임상호 푸름과파랑이 맞닿은 자리엔여명이 잠시 물러간 즈음붉은 태양이 뜬다 푸름과하양이 어우러지는 하늘작은 구름이 강인줄 알고헤엄을 친다 푸름이젊음이라서 누구나되돌아가고 싶은 충동이있겠지만 세월은 황혼이라노을만으로 족하다 어쩌면 떠오르는 태양보다지는 노을이 더 황홀하기에... 더보기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1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