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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모 / 성담 임상호 연모 / 성담 임상호 햇볕에 반짝이는 모래밭에 앉아 바다 저편을 바라보다 파도에 은근히 적셔지는 모래알들을 본다. 사랑하기보다는 좋아한다고 그렇게 우겨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듯 나는 그녀를 연모한다. 언젠가 이 서글픔의 짝사랑이 모래에 파도가 밀려가듯 그렇게 마음 한구석이 그에게 전해진다면... 더보기
사이 / 성담 임상호 사이 / 성담 임상호 말없이 낌새도 못 차리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멋대로 바뀌는 줄 몰랐다. 잠시 눈감고 오수를 즐기는 사이 어느새 억센 주름 하나 깊이 새겨졌나 보다. 엊그제까지 지팡이에 의지했을망정 멀쩡히 쏘다니던 김영감님이 날개 달고 하늘로 가셨단다. 세상은 나도 모르게 그 어디선가 잠시잠깐의 순간 흉계를 꾸미기도 하고 희망을 심어놓기도 하지. 더보기
이별 / 성담 임상호 이별 / 성담 임상호 사랑하다 헤어지는 것이야 가슴 아린 슬픔을 동반하고 어떤 때는 고귀한 삶마저 팽개치고 싶겠지. 그러나 이별은 다시금 만남을 잉태하고 그 옛날 슬픔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게 마련이야. 아름드리나무에 수천수만의 잎새들도 일 년의 되새김처럼 흩어져 날리고 새봄을 기대하는 것과 같이... 더보기
새벽길 / 성담 임상호 새벽길 / 성담 임상호 신발을 적실만큼 숲의 녹색 이파리들은 밤새 내린 비를 우산도 없이 고스란히 맞았나 보다. 금방이라도 풀잎에 앉아있는 이슬은 위태로운 서커스를 그만두고 내려올 것만 같다. 저만치 능선을 에워싼 새벽안개는 무슨 비밀이라도 감춘 듯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 어둠이 막 벗어나기까지 홀로 휘젓고 나아가는 발길에 싱그러움이 동반한다. 더보기
그대 누구신가 / 성담 임상호 그대 누구신가 / 성담 임상호 우리의 세월은 내리는 비처럼 흩날리는 눈처럼 마치 아무런 감흥도 감정마저 없이 메마르게 떠나가고 있네. 결코 잊지 못할 긴긴날들이 수없이 손꼽아 헤아려보아도 무수한 날이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히 흘러만 가네. 그대 정녕 누구이기에 그 흔한 인연의 끄나풀마저 없는 것 같이 하루 해처럼 별처럼 달처럼 이렇게 지고 마는가. 더보기
회전목마 / 성담 임상호 회전목마 / 성담 임상호 하루종일 회전목마를 타던 어린 시절 추억 한토막이 뇌리에 머물러 사라지지 않는 날. 태양도 회전목마처럼 동쪽에서 서쪽으로 기울며 제 몸을 숨긴 저녁 무렵 홀로 찾은 술집은 적막만 흐르고 있다. 마시면 붓고 또 붓던 술잔 넘치도록 연거푸 마시던 술에 몸은 회전목마를 탄 양 출렁이고 얼굴은 붉게 물들었다. 밤하늘 달마저도 취했는지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고즈넉한 달빛도 갈지(之) 자처럼 비춘다. 더보기
엄마의 품 / 성담 임상호 엄마의 품 / 성담 임상호 보고픔은 그야말로 굴뚝같아도 자식의 살아생전엔 볼 수 없나 봅니다. 하루 이틀 벌써 강산이 변한다는 십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더 기다려야 하나요. 백발 성성한 이 아들의 눈에도 그리움의 눈물은 오늘도 멈추지 않는군요. 엄마! 엄마의 마냥 따스하던 그 품을 아직도 못 잊어 그립기만 합니다. 더보기
사랑의 꿈 / 성담 임상호 사랑의 꿈 / 성담 임상호 한동안 마주할 수 없어 가슴엔 그리움만 산처럼 쌓여만 갔었지요. 어젯밤 당신을 만나 못다 한 이야기 나누니 다시금 그날처럼 첫사랑의 붉은 싹이 트네요. 오늘도 어둡기를 기다려 당신과의 고귀한 사랑 나눌 꿈을 다시 꾸고 싶어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