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떤 사랑 / 성담 임상호 어떤 사랑 / 성담 임상호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랑이 뜨락 가득 메운 빨간 꽃잎처럼 가슴에 피어오른다. 하지만 사랑이라고 말하지 못한 채 그 사랑이 미완성이란 이름으로 마감 지을 때의 서러움. 말 한마디 못 할 슬픔이라서 가슴 깊은 곳에 아픔이라고만 저장한 채 아린 내일을 간다. 삼복의 더위에도 혹한의 겨울처럼 찬바람 불어 빨간 꽃잎이 진다. 더보기 달 따러 가자 / 성담 임상호 달 따러 가자 / 성담 임상호 구멍 뚫린 잠자리채 들고 뒷동산 올라 낮에 나온 둥근달 따다 끼니마저 거른 꼬맹이는 맥이 빠졌다. 그날따라 유난히 밝은 저녁 시냇가에 또래들이 옹기종기 가재 잡다가 헤엄치러 내려온 아기별들을 잡겠다고 난리 났네. 발을 뗄 때마다 반짝이는 별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찰방찰방 딛는 물소리따라 달과 별은 점점 불어나고... 더보기 정리 / 성담 임상호 정리 / 성담 임상호 하루에 일어난 잡다한 일들을 한 장으로 기록해 둔다 해도 일 년이면 365쪽. 행복, 사랑, 슬픔, 축하 분노, 기쁨, 혼란 등등으로 살아온 세월을 정리하면 2만 쪽을 훌쩍 넘어 어느새 3만 쪽으로 치닫는다. 세월의 두께만큼 온갖 일들이 생각보다 더 많이 있음에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을 차곡차곡 쌓는다. 더보기 번개와 천둥사이 / 성담 임상호 번개와 천둥사이 / 성담 임상호 잿빛 하늘에 번개가 친 뒤 3초 후에는 반드시 우르릉 쿵쾅 사방팔방 천둥소리 우렁차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3초라는 짧은 시간에 서로가 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너와 나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 울려도 목석과도 같이 아무런 감정 없이 몇 해를 말없이 지내는가? 더보기 종점 / 성담 임상호 종점 / 성담 임상호 돌고 돌아온 인생의 길고도 긴 반환점을 돌아 다시금 미지의 길을 언젠가 와본 듯 홀로 거닌다. 그 길은 기억도 없는 애송이 시절부터 젊음 앞세워 뻐기던 길과 하향곡선만이 즐비한 길이다. 이제는 후회도 희열도 좌절도 없고 두 번 다시 거쳐야 할 길도 없는 인생의 마지막 종점 같은 애잔한 길을 간다. 더보기 당신의 사계 / 성담 임상호 당신의 사계 / 성담 임상호 당신이 꽃처럼 곱던 시절엔 새하얀 옥양목 수틀을 그리도 좋아하셨지요. 푸르디푸른 잎새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수를 놓던 봄이었습니다. 화사함이 수틀에서 한송이 모란으로 활짝 피던 여름. 우거진 숲에 사랑하는 꽃사슴 한쌍 어울려 다정하던 가을. 그리고 수많은 겨울이 지나 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봄 4남매 곁을 떠나 수틀과 함께 영원히 가셨습니다. 더보기 연륜의 표적(表迹) / 성담 임상호 연륜의 표적(表迹) / 성담 임상호 살다 보니 반백년 훌쩍 뛰어 너머 백 년의 표적이 백미러 같이 숨 가쁘게 다가선다. 깊어진 청춘의 시절 지난 뒤 주름 한줄기에 십 년이라 치면 벌써 종심을 넘어섰다. 한 줄은 늙어만가는 서러움으로 두줄은 시련의 산물로 깊이 파였었지. 그래도 다섯 줄은 기쁨으로 인한 것이기에 거울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니 행복의 미소를 짓네. 더보기 성곽 / 성담 임상호 성곽 / 성담 임상호 내 생애 이어지는 하루를 쌓기 위해 땀 흘려 몸과 마음의 성곽을 짓는다. 짓다 보면 어제의 성벽은 허물어지고 오늘의 새로운 성곽을 또다시 세운다. 아마도 성곽은 흠 없는 완성이 아니라 헐어버리고 다시 쌓기를 이 목숨 끝날 때까지 하겠지. 더보기 이전 1 ··· 74 75 76 77 78 79 80 ··· 1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