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 / 성담 임상호
마당가에 쌓아놓은 장작더미를
무심코 바라보니 저 중에 서너 개를
아궁이에 집어넣고 불을 붙인 뒤
그 불속에 가녀린 이 몸뚱이 던져
열반에 들고 싶은 충동이 인다
하지만 투닥 타닥거리며 불이 붙은
장작을 바라보는 순간 겁이 덜컥 나서
몸을 던질 용기는 사라졌다
철딱서니 없던 먼 옛날 어린 시절의
모험심 같은 망상이 지금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그리도 쉽게 버릴 수 있다면 아마도
백 년 인생 중 수천번은 족히
죽었다 살았다를 반복하였겠지
하루를 살던 백 년을 살던 목숨은 함부로
장난칠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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