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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지친 여정의 빛 / 성담 임상호

 

 

 

 

지친 여정의  빛 / 성담 임상호

 

갈대숲 지나온

바람은 암청색 하늘의 

달에 걸린 구름을 서너 뼘쯤

옮겨 놓았지

 

먼 길 돌아 나온

바람에 이끌린 나그네도

어둠이 깃든 한적한 골목길의

술집으로 들어섰다

 

너절한 삶의 넋두리를

풀어내는 대신 사발의 탁배기로

지친 여정의 마지막 시간을

다독여 재웠지

 

그날따라 밤의 별들은

또렷이 반짝였고 축축한 밤의

습기를 걸친 그믐달도 여력을 다해

가녀린 빛을 뿌려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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