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담의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산책 / 성담 임상호 산책 / 성담 임상호 풋풋함이묻어있는 하천변으로 아침산책길에 나선다 영양 크림대신온몸에 녹아들듯한 햇살 한 줌을 얼굴에 바르고신선한 바람을 마신다 구미호가변장술 익혀 맞은편에서궁둥이를 섹시하게 흔들며샤넬 향수를 뿌리고 간다 천변에막 피어난 꽃들의 자연향이향수에 버렸던 코끝에 머물며상큼함으로 다가온 산책길... 더보기 주모 / 성담 임상호 주모 / 성담 임상호 깊게 팬주름을 미장이 흙손처럼 덕지덕지 골고루 메꾸고 사는 여인 밑바닥 인생살이의세월이 만들어준 서툰 연륜으로짐짓 세상 돌아가는 인생사 이치를미리 꿰뚫은 듯 아는 척을 한다 그래도 가끔은뽕짝 음악을 틀어놓고흘러간 추억으로 돌아가 나름대로젊고 화려했던 시절 그와의 춤을꿈속에서나마 즐기고 있다 마치 그가반드시 찾아올 것이라는믿음으로 세상을 산다는 그녀는 아직 낯선 주모라는 어색한 이름으로남겨진 인생을 살아간다. 더보기 그대 바람이련가 / 성담 임상호 그대 바람이련가 / 성담 임상호 아린 상처도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고작 뇌리에 남아있는 것은이미 퇴색된 추억이다 빛이사라지면 그림자도 사라지듯인연의 고리도 헤어짐의순간에는 존재도 없다 곁을 스치고떠나는 바람은 되돌릴 수 없는과거가 되어 그 형태조차사라지고 만다 뒤돌아봄 없이매정하게 가버린 바람과 같이영영 되돌아오지 않는그대 바람이련가. 더보기 대물림 / 성담 임상호 대물림 / 성담 임상호 내 나이 예닐곱아버지 앞에 차려진 주안상 맞은편에 멀뚱멀뚱앉아 있었습니다 아버지의젓가락은 수시로 제비 새끼입안에 넣어주듯 내 입안에맛난 음식을 주셨지요 세월이 흘러자식들 생각에 아버지처럼그렇게 내 아이들에게 골고루먹여주었답니다 어느 날주안상 앞에 마주한아들을 바라보니 그 옛날의꼬맹이가 아니었지요 어릴 적 아버지 앞의내가 그러하였듯 아들은 이제그의 아들 입에 사랑이 담긴젓가락을 물립니다. 더보기 꽃보다 못한 인생 / 성담 임상호 꽃보다 못한 인생 / 성담 임상호 너는뿌리째 뽑혀도 말이 없고발목이나 무릎을 잘리고서도태연히 웃음을 짓는다 너는매일이 불안전해도 많은 이의축하인사에 대신하여 오늘도순교자처럼 꺾임을 당하는구나 어떤 이는간이고 쓸개고 알량한 목숨부지하느라 온갖 내키지 않는아양도 불사한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가슴을 치고 통곡을 한다마는세상은 이미 그를 버렸다 한낱 꽃보다 못한 인생의 낙오자. 더보기 폭주기관차 / 성담 임상호 폭주기관차 / 성담 임상호 바닷가에서맨발로 거닐다가 갑자기밀려드는 밀물에 무릎까지 적셔급히 나올 때처럼 푸른 잎새붉게 물들어 가을을겨우 느끼나 하였는데 어느새낙엽 지고 겨울이 온 것처럼 철부지어린아이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기간은 흘러 인생은 노을처럼황혼빛에 물드는 것처럼 미처느낄 틈마저 덧없이 사라지고 마는인생은 어쩌면 폭주기관차. 더보기 잠든 밤 / 성담 임상호 잠든 밤 / 성담 임상호 적막의 밤길 홀로 거닐며옛 시절의 아린 기억 더듬어보니눈가는 어느새 촉촉이 젖는다 희미한 초승달은어둠 조각들 울컥울컥 뱉어놓아사방은 금세 캄캄하고 을씨년스러운바람만 곁으로 다가왔다 외로움 덜어내려휘파람을 불었으나 입술에 막혀제대로 된 소리도 나오지 않아이내 멈추었다 낯선 발자국 소리에화들짝 놀란 새 허공으로 치솟고발아래 달맞이꽃은 이방인을빼꼼히 바라만 보고 있다 고요 속의 이 밤은깨어나지 못하고 영원히 잠들었구나. 더보기 이별후애(離別後愛) / 성담 임상호 이별후애(離別後愛) / 성담 임상호 소리쳐 부르면 금방이라도 단숨에 달려와 아린 기억을 묻어버리고그 큰 눈에 진한 그리움의 소산인양기쁨과 환희의 눈물방울이 맺힌다 강산이 변할 시간이눈을 감으면 마치 어젯밤 꿈을 꾸었듯아무렇지도 않게 곁으로 다가와정겨운 표정을 짓는다 눈이 마주치면계면쩍은 듯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발갛게 상기된 볼에 짧은 입맞춤으로그간의 소외감을 잊기로 하자 오늘은 사랑한다는 말대신서로의 어깨를 끌어당겨 숨이 가쁜 듯내쉬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으며이 밤을 지새우기로 하자꾸나. 더보기 이전 1 2 3 4 ··· 1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