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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껌 / 성담 임상호

 

 

 

 

껌 / 성담 임상호

 

입속에서는 곰살맞은

어느 여인네처럼 나긋나긋하여

이리저리 굴려도 여전히

부드럽기만 하였지

 

요리조리 송곳니에서부터

어금니까지 두루두루 섭렵하다

단맛이 빠지면 앞뒤 눈치 보고

얼른 퉤 하고 뱉어버리지

 

입속에서의 탈출로

해방감 맛본 껌은 밑바닥 생활이

익숙한지 널브러진 채 지내다

이젠 나름대로 살기 위해 끈끈한

성깔을 부리곤 하지

 

하얗고 온순하던 본연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랑말랑한 성격마저 어디에 버려

저리도 무심히 검게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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