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 / 성담 임상호
입속에서는 곰살맞은
어느 여인네처럼 나긋나긋하여
이리저리 굴려도 여전히
부드럽기만 하였지
요리조리 송곳니에서부터
어금니까지 두루두루 섭렵하다
단맛이 빠지면 앞뒤 눈치 보고
얼른 퉤 하고 뱉어버리지
입속에서의 탈출로
해방감 맛본 껌은 밑바닥 생활이
익숙한지 널브러진 채 지내다
이젠 나름대로 살기 위해 끈끈한
성깔을 부리곤 하지
하얗고 온순하던 본연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랑말랑한 성격마저 어디에 버려
저리도 무심히 검게 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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