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 성담 임상호
한사코
중천에 떠서 삽살개와 장난치며
그늘만 만들던 태양이 그도 지쳤는지
슬그머니 서산으로 기운다.
삼나무
우듬지에 걸린 수줍은 초승달이
먹구름 걷히자 뉘 볼세라 정감 어린
뽀얀 빛을 내려준다.
해도 달도 저문
장독대 밑에 촛불 한 자루 밝혀놓은
정성껏 마련한 정화수에 별 하나
말없이 내려와 앉는다.
어둠 속에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눈빛 닮은
작은 빛들이 늘 곁으로 다가와
여린 마음을 달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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