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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엄마의 일기장 / 성담 임상호

 

 

 

 

 

 

 

 

 

 

엄마의 일기장 / 성담 임상호

 

궁상떨듯

가난에 허덕이던 시절

시래기만 넣고 끓이는

애꿎은 솥단지 뚜껑만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였다.

 

아궁이 속 청솔가지는

매캐한 연기를 동반하여

그 잘난 시래기 죽 끓을 동안

몇 번씩이나 행주치마로

두 눈을 비벼야만 했다.

 

절반씩 퍼담은

시래기 죽그릇 돌리다 보니

식구 숫자보다 한 그릇이

모자란다.

 

붉게 타는 저녁

아름다운 노을이 지는

서편 하늘을 바라다보며

왠지 모를 슬픔이 몰려올 때

침 한번 삼키고 

긴 하루를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