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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꼭두각시 / 성담 임상호

 

 

 

꼭두각시 / 성담 임상호

 

온몸 꽁꽁 묶어

당신의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이며 복종해라 하여도

저는 그저 좋아요.

 

존재는 있어도

실체는 없는 그림자와 같이

행동해라 명령하여도 아무런

반감 없이 저는 좋아요.

 

먼 훗날

닳고 끊어져 못쓰게 생겼을 때

팽개치고 없애버린다 하여도

저는 대수롭지 않아요.

 

그저

한평생 당신 곁에

있었다는 그 자체만 생각하여도

저는 그저 행복할 테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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