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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전봇대 / 성담 임상호

 

 

 

 

전봇대 / 성담 임상호

 

지금은 사라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한

흑갈색의 전봇대

 

키 큰 사람을 가리켜 전봇대

밥 먹고 나서 이쑤시개로 쓴다는

유머도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화장실이라는 웃기는

이야기도 많이 있다

 

때로는 까치집이나

술 취해 외로운 이들이 껴안고

하소연도 하였고 광고용 전단지와

사람 찾는 애타는 사연도 있다

 

말뚝박기나

술래잡기할 때도 요긴하게 쓰였으니

예전 전보, 전기 사용목적과는 달리

부지기수 다용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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