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을 한강에 풀다 / 성담 임상호
밤이
괜스레 흐느끼는듯한
서글픈 날이었다
생전의 그 어떤 아픔보다
더 슬픈 겨울밤이었다
살며 살아가면서
뭐 그리 대단치도 않은 일에
마치 목숨을 건 싸움이라도
할 것만 같은 그 밤
소외된 사람끼리 한잔의 술로
풀어가도 좋으련만 까맣게
애가 타버린 심사를
한강에서 풀고 싶었다
말없이 출렁이며
한없이 흘러가는 저 강에 지금껏
이 앙다물며 살아온 세월을
잠수시키고 싶었다
그 한강이 한이 서린 그 강이
아무렇지 않게 고요히 흐른다
아픔을 그 강에 묻고 가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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