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에서의 하룻밤 / 성담 임상호
봄이 오면 참 좋겠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지치면 쉬어가고 얼마쯤
다시 걷다가 그런대로 한 귀퉁이에
지친 몸 쉬고 잠들었으면
너른 들녘에
사방으로 바람막이 도배를 하고
암청색 하늘을 천장으로 만들어
별 바라보며 잠들었으면
녹색의
이파리로 요와 이불을 만들어
벼갯머리에는 야생화 한 송이 꽂아
그 향기 맡으며 잠들었으면
혹여 들녘 떠돌다
외로움에 지쳐 쓸쓸히 지나가는
바람 붙잡아 팔베개나 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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