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 성담 임상호
어둠이 깊어가도 불면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밤이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철 지난 바닷가의 황량한 길을
홀로 거닐었다
바람에 이끌려 내리는
싸라기눈이 얼굴에 부딪치다
제풀에 꺾여 떨어지는 밤
혹여 밤하늘에 유성이라도
떨어질까 하여 하늘 올려보고
쓸쓸히 모래밭을 거닐다가
차가운 바람에 못 이기는 척
돌아와 잊힌 기억 속의
그대에게 몇 자 끄적이다 기나긴
새벽을 마감 짓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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