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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여행 가는 길 / 성담 임상호

 

 

 

 

 

여행 가는 길 / 성담 임상호

 

덜컹대는

완행버스를 타고

설렘 가득한 여행은

언제라도 좋다.

 

옆자리에

향수 냄새나는

어여쁜 여인 대신에

주름 깊은 할멈이 웃음 지며

말을 걸어와도 좋다.

 

가끔은 철 이른 단풍이

창가로 다가오고 

초저녁 별 대신 시름에 잠긴

그믐달이 보여도 좋다.

 

정해진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선술집이 보이면 내려서

한잔의 곡차가 생각날 무렵

우정을 나눌 친구가 그립지만

홀로 취해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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