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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불륜 / 성담 임상호

 

 

 

 

 

불륜 / 성담 임상호

 

마치 청교도의 이상을 지니고 살아온

반백년 세월 속에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어느덧 결코 무딘 낯으로는 베어버릴 수 없는

불륜의 씨를 잉태한 나무 한그루가 자란다.

 

인간이라는 단어를 망각한 채

한낱 동물이라는 원천으로 돌아가 

달콤한 꿀이 흐르는 쾌락의 늪에 빠져 희열만을

추구하고픈 욕망으로 치닫는 수컷 본능의 세계.

 

동물의 감성만으로 인간의 이성을 도외시하고

그간 옥죄였던 굴레를 벗어버리고 자유분방한

미지의 세계로 발을 옮겨 환희와 탐닉을 

앞세운 유혹의 무대로 몸을 옮긴다.

 

어차피 만물의 영장이라는

허구의 단어로 포장한 인간이라는 허울뿐인

질서를 탈피해 본연의 욕정을 채우며

사는 것이 무슨 잘못이랴.

 

불륜!

그 거추장스러운 낱말을 쓰레기통 속에

과감히 버려버리면 잠재해 있던 본연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새로움의 세계가 다가온다.

 

그 누가

이제까지 인간이라는 허울뿐인 가면을 벗어버린

이 동물에게 자신 있게 돌을 던질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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