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담의 시

피붙이 / 성담 임상호

 

 

 

 

 

 

 

피붙이 / 성담 임상호

 

장례식장의

굴건제복 차려입은

장성한 아들이 지팡이 짚고

아버지 영정 앞에 서있다.

 

영정 속

늙은 아버지는

웃음 진 얼굴로 바라보시지만

아무 말도 없으시다.

 

자신을 

빼닮은 아들에게

많이 컸다고 잘 자라서 고맙다고

속으로만 웅얼거리신다.

 

세상 하직한 아버지와

아버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젊은 아들이 향불 앞에서 어색하게

한마디 말도 없이 서있다.

'성담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처럼 / 성담 임상호  (0) 2022.09.12
단절의 강을 건너서 / 성담 임상호  (0) 2022.09.11
그날 / 성담 임상호  (0) 2022.09.10
동반의 길 / 성담 임상호  (0) 2022.09.08
해탈의 경지 / 성담 임상호  (0) 2022.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