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붙이 / 성담 임상호
장례식장의
굴건제복 차려입은
장성한 아들이 지팡이 짚고
아버지 영정 앞에 서있다.
영정 속
늙은 아버지는
웃음 진 얼굴로 바라보시지만
아무 말도 없으시다.
자신을
빼닮은 아들에게
많이 컸다고 잘 자라서 고맙다고
속으로만 웅얼거리신다.
세상 하직한 아버지와
아버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젊은 아들이 향불 앞에서 어색하게
한마디 말도 없이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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