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 성담 임상호
호젓한 밤길 거닐며
고개 돌려 하늘 바라보니
구름에 싸인 초승달이 삐죽
얼굴 내밀며 외로이 떠있다.
사방은 고요한데
시작도 알 수 없이 불어오는
바람은 홀로 바쁜 걸음으로
갈대숲을 오간다.
바람에 이끌려
서걱서걱 서로의 몸 부딪히며
노래하는 갈대의 소리에
외롭던 나그네는 위로를 받네.
머리 위에 뜬
초승달은 나그네의 발길에
한줄기 가녀린 빛을 내려
어두운 밤길 열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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