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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가난 / 성담 임상호

 

 

 

 

가난 / 성담 임상호

 

그저

때가 되면 봄날이든

그게 여름이나 가을이든 상관없이

십 색의 꽃들이 무리 지어 핀다.

 

처음 필 때만 잠시 눈에 머물다가

막상 지천으로 피고 질 때는 으레 핀다는

무관심으로 퇴색되어 꽃들만이

삶과 죽음의 시기를 알지.

 

지닌 것 없는 가난한 사람은

들녘의 보잘것없는 앉은뱅이 야생화

한송이도 감지덕지 날아가버릴

향기마저 아까워하지.

 

비단 어디 꽃뿐이랴

흘러가는 흰구름과 충혈되어 

서럽게 붉은 노을마저도 그리워

가던 발길도 멈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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