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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사랑역 / 성담 임상호

 

 

 

 

사랑역 / 성담 임상호

 

내 나이 열일곱 즈음 남들도

다한다는 풋사랑을 부러워하던

순진무구한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그 나이쯤 남녀 또래들이

어울려 사랑을 갈망하던 사랑역이

명동에 있었던 모양이다.

 

거리를 나서면

섣부른 청춘을 꿈꾸던 여드름 투성이

아이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었지.

 

나름대로의 풋사랑 조각마저도

인연의 산물이라 소중히 여기며

마음에 새겨두었겠지.

 

짝 찾지 못한 불쌍한 청춘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어쩌면

이번에는 2번 출구에서 숙명 찾는다며

밤 지새우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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