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역 / 성담 임상호
내 나이 열일곱 즈음 남들도
다한다는 풋사랑을 부러워하던
순진무구한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그 나이쯤 남녀 또래들이
어울려 사랑을 갈망하던 사랑역이
명동에 있었던 모양이다.
거리를 나서면
섣부른 청춘을 꿈꾸던 여드름 투성이
아이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었지.
나름대로의 풋사랑 조각마저도
인연의 산물이라 소중히 여기며
마음에 새겨두었겠지.
짝 찾지 못한 불쌍한 청춘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어쩌면
이번에는 2번 출구에서 숙명 찾는다며
밤 지새우기도 하겠지.
'성담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리 / 성담 임상호 (0) | 2023.05.15 |
---|---|
가난 / 성담 임상호 (0) | 2023.05.15 |
소중한 터전 / 성담 임상호 (0) | 2023.05.15 |
기약 / 성담 임상호 (0) | 2023.05.12 |
정거장 / 성담 임상호 (0) | 2023.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