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 성담 임상호
바람은
애초부터 불지 않았지만
은사시나무 떨듯 종일토록
몸도 가누지 못했을까.
태양은
작렬하지 않았지만
뜨거운 환희와 갈증에 시달려
신기루를 찾아 헤매었지.
함박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도심 거닐며
그 어느 누구도 반겨주지 않는
얼어붙은 땅에 주저앉았네.
아마도 그날은
마음으로부터 나 홀로 남겨두고
네가 떠난 것만 같이 느껴지던
꿈을 꾸던 날인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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