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 성담 임상호
호빵처럼 동그랗거나
달걀처럼 타원형으로 표현하지만
둘 이상이 똑같아 보이면
쌍둥이라 부른다.
그 중심에는
거의 에베레스트와 맘먹는
2.5센티미터 높이를 자랑하며
거대한 동굴 두 개를 가진
오뚝한 코가 자리한다.
좌우로
검정 다이아몬드를 숨긴
거대한 호수 같은 두 개의 눈이 있고
마음먹은 대로 떴다 감았다를
자유자재로 할 수도 있지만
하루 한 번은 잠을 동반해
감긴 채로 몇 시간을 지탱한다.
훤한 대낮에는
새가 듣고 캄캄한 밤에는
쥐가 듣는다는 비유로 물음표처럼 생긴
두 개의 귀를 소지하고 있다.
아래쪽에 위치한
입이 있는데 이놈은 포악한 성질과
도덕군자 같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때로는 고래도 춤추게 하고
어느 때는 천둥보다 더 우렁차고
칼보다 날카로워 상대를 찔러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는 무기가 되니
조심히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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