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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밤길 / 성담 임상호

 

 

 

 

밤길 / 성담 임상호

 

나비의

날개를 접다 펼치듯이

함박눈 내리는 밤길 따라

무작정 거닌다.

 

백발 성성한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소복이 쌓여가는데

밤은 낮같이 환하다.

 

마주친

연인들의 대담한 입맞춤을

애써 외면해 먼 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나는

저들처럼 눈 내리는 밤의

그 흔한 낭만의 추억 하나 없이

터벅터벅 밤길 거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