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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외딴 낙원 / 성담 임상호

 

 

 

 

외딴 낙원 / 성담 임상호

 

살다 보면 가끔은 작은 나룻배저어

바람이 부는 대로 정처 없이 흐르다

울적한 마음이 들면 박자에 관계없이

흥얼흥얼 주절이고 싶다

해거름에 노을이 물든 강을 따라가다

밤이 오면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옛 시절의 기억 떠올리며 실없이

헤픈 웃음도 지어보고 마냥 흘러 흘러

외딴섬이라도 나타나면 그곳에 머물러

사 나흘 쉬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언저리를 하나하나 곰곰이 씹어보며

멍 때림에 푹 빠지고 싶은 충동이 인다

젊은 시절 겁 없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양어깨에 짊어졌던 멍에를 내려놓고

한 마리 새가 되어 창공으로 마냥 솟구쳐

영원히 쉴 곳을 찾아 작은 둥지 만들어

비록 낙원은 아닐지라도 이 한 몸 편히

영면에 들었으면 참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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