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과거 / 성담 임상호
남루한 양복을 걸친
구부정한 노인이 혼잡한 도심의
붐비는 사람들 시선을 받으며
고개를 숙인 채 서있다
한참 동안
허공을 바라보다 허리춤에 찬
칼을 뽑듯이 은빛 악기를 옆으로
물듯 입술에 댄다
하늘의
천사라도 부르는 듯 그가 연주하는
소리에 모두들 귀를 의심하며
그를 지켜보고 있다
천상의 하모니 같은
플루트 연주에 갈채를 받으며 다시
입맞춤하듯 연주하는 노인의 빛바랜
과거가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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