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 성담 임상호
햇살이
대청마루 깊이 들어와
온갖 것들을 마디마디 더듬고
슬며시 빠져나간다
노란
새끼줄로 매어놓은 메주에서
벽에 매달린 시래기까지
고루고루 만져준다
그 볕이
하도 고운지라 나도 저 벽에
한 사나흘 매달린 채로
그 고운 볕 쬐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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