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별곡 / 성담 임상호
조잘대는
숲의 새소리도 정겹고
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마저
청아하게 들린다
제 맘대로 싹 틔워
볼품없는 하얀 꽃을 피우는
들녘의 넉넉함과 그 꽃 흔들며
지나는 바람도 좋기만 하다
초연히
방랑 길 떠도는 드높고
푸른 하늘 흰구름도 마냥 부럽고
달과 은빛 별도 그립다
왁자지껄
소란스럽게 떠들며
이리저리 겅중겅중 제 마음대로
뛰어노는 아이들도 귀엽다
남녀노소
나이에 관계없이 한잔 술 건네며
마음 편히 지껄여도 아무런
흉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좋다
해거름에
아쉬움 뒤로하며 서산너머에
붉은 노을 한점 남기고 떠나는
황혼의 정경도 아름답다
대롱대롱 매달리다 떨어져
뒹구는 노란 낙엽 하나 주워 들고
씁쓸했던 옛 추억 더듬어보며
시름에 잠겨도 좋다
인생 백 년
채우지 못해 아쉬움 있을지라도
불꽃처럼 한없이 타오르다 재가 되듯
이제는 미련 없이 눈감아도 좋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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