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 성담 임상호
응달에는 아직
엊그제 내린 눈이 고스란히
고봉으로 쌓인 채 세상을
하얗게 만들고 있다
홑적삼마저
걸쳐 입지 않고 엄동설한
그 추위에 견딜 수 없이 결국
떨고 있는 은사시나무처럼
누군가에게 실연을 당했는지
고개 숙인 눈에서는 얼지도 않고
수없이 떨어지는 뜨거운 눈물
혹한의 겨울보다 이별의
아린 상처가 육신의 뼈마디를
한사코 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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