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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창조의 세계 / 성담 임상호

 

 

 

 

창조의 세계 / 성담 임상호

 

고요를 깨고

낯익은 풀벌레 소리

귓가에 은은히 들려오면

반딧불이는 때맞춰 어둠의 숲을

환상의 무대로 수놓는다.

 

구름에

덮여있던 초승달이

삐죽 얼굴 내밀어

여명의 숲을 밝히면 선잠 물린

나그네의 발길은 미지의 세계로

분주히 움직인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들의

바쁜 움직임에 서서히 눈을 뜨는

만물이 다른 모습으로

채비를 갖춘다.

 

꽃을 피우는 시각에

맞추어 향기를 전하고

태양은 북소리에 장단 맞추듯

순간순간 동쪽 하늘을 장엄하게

붉음으로 물들인다.

 

어제와 같은 듯

사뭇 다른 각양각색의

생명체들은 저마다의 터전을

찰나처럼 바꾼다.

 

만물은 마치

그 누구의 명령에 따르는 듯

무질서 속에 질서를 유지하며

새로움을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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