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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바람에 울다 / 성담 임상호

 

 

 

 

 

 

 

 

 

바람에 울다 / 성담 임상호

 

바람이 분다

여린 갈대 울려놓고 떠나온

바람이 낮밤 가리지 않고

불어온다.

 

새침데기 어린 계집아이

바람에 치마 걷혀 사내아이에게

고운 정강이 보였다고

잉잉 소리 내어 운다.

 

전봇대에

붙어있던 색이 바랜 전단지도

귀퉁이 반쯤 찢어진 채로

파르르 떨며 운다.

 

첫사랑이

고무신 거꾸로 신고 

도망갔다며 떠꺼머리총각이

바보처럼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