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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담의 시

계절의 파수꾼 / 성담 임상호

 

 

 

 

계절의 파수꾼 / 성담 임상호

 

퇴색한 검은 산등성이에

연둣빛과 초록이 어우러지고

봄꽃 만발해 부활하는 사계의 첫 내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이.

 

나긋한 햇살이

음지를 쭈욱 훑고 지나면

숲의 아름드리나무 뒤에 파수꾼처럼

숨어있는 여름이 도사리고 있다.

 

간간이 내리는 안개비 그치면

뙤약볕으로 무장한 여름이 혜성처럼

무리를 지어 주름진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으로 흥건히 적시겠지.

 

계절은 그 흔한 소식도 없이

사방에서 물밀듯 쳐들어와 미처 준비 못한

봄을 내년으로 밀어내고 자리 차지한 후

한참을 제왕처럼 군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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